사드 및 통상임금 여파로 영업익 5조원대로 하락
권역별 자율경영과 공격적 신차 출시로 반전 노려
[뉴스핌=전선형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지난해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제출했다. 중국과 미국 등 주요시장 부진으로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5조원 밑으로 곤두박질쳤고 기아차는 통상임금 패소 여파까지 겹치며 영업익 1조원대 마저 붕괴됐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실적 회복을 위해 글로벌 권역별 자율경영 시스템을 도입하고, 특히 침체기에 있는 미국과 중국시장 등에 신차를 적극적으로 투입해 판매회복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25일 현대·기아차는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2017년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진행했다.
우선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은 11.9% 감소한 4조5747억원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4조5464억으로 20.5% 줄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5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0년(5조9185억원) 이후 7년 만이다. 다만, 매출액은 신차효과에 힘입어 전년 대비 2.9% 증가한 96조3761억원의 실적을 나타냈다.
기아차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이 6622억원으로 전년대비 73.1% 급감했다. 매출은 53조5357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늘었으나 당기순이익은 9680억원으로 64.9%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1.2%로 축소됐다.
현대·기아차의 저조한 지난해 실적은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에 따른 중국시장 위축과 미국의 침체 등 등 주요판매국의 판매 감소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특히 원화강세로 가격경쟁력이 크게 약화됐고, 잦은 파업과 신차 출시와 관련된 마케팅 비용 지출, 기아차의 경우는 통상임금 소송 패소 비용(1조원)까지 발생하며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지난해는 미국, 중국 등 주요시장에서 성장세 둔화가 지속됐고, 임단협 타결 지연에 따른 부분파업 영향으로 신차 모멘텀을 극대화하지 못했으며 매출액 손실 및 가동률 하락으로 고정비 부담 증가했다”며 “여기다 비우호적인 환율 환경이 지속되는데다 리콜과 제네시스 브랜드 초기 투자 등 일회성 비용발생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고, 당기순이익 또한 사드 관련 베이징현대 지분법 이익 축소 등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사상 최악의 성적을 받아든 현대·기아차는 올해 권역별 책임경영제 도입과 공격적 신차 투입으로 실적개선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부진했던 중국과 미국 시장에 현지 전략용 신차와 글로벌 강세를 보이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투입해 반전을 이루겠다는 의지다.
현대차의 경우 미국에서 코나를 시작으로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 신형 싼타페, 코나 EV(전기차), 투싼 개조차 등을 올해 안에 출시해 그동안 부족했던 SUV 라인업을 보강한다. 중국은 엔시노 등 현지 맞춤형 신차를 선보인다.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사옥<사진=현대기아차> |
최병철 현대차 부사장은 “미국시장의 경우 중기적으로 경쟁력 회복을 위해 권역별 책임제를 도입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것”이라며 “아울러 2020년까지 8차종 SUV 출시 등 미국 시장 부합한 모델을 출시하며 성장 동력을 이룰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올해 1분기(1~3월) 주력 볼륨 모델인 신형 K3를 국내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 출시한 스팅어를 올해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내놓고, 신형 K9을 상반기에 선보여 브랜드 고급화 및 수익성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함께 K5·스포티지·카니발 등 주력 모델의 부분변경 모델과 신형 쏘울 등을 출시하며 경쟁력 회복에 나선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미국시장은 공장 가동률 조정과 적정 수준의 재고관리 및 신차 투입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며 “중국도 반한 감정이 지속되고 있지만, 경쟁력 모델 자원을 집중하고, 부진딜러는 교체하되, 딜러 지원을 강화하며 질적 성장에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