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복귀로 한중합작 콘텐츠 활성화 전망
[뉴스핌=이동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사드 봉합 이후 처음으로 13일 중국을 국빈 방문하게 되면서 금한령 완화에 상당한 기폭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한류 스타 및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반에 훈풍이 불 것이란 기대감이 일고 있다.
지난 10월 한중 양국 당국의 사드 봉합 발표 이후, 한류 스타 및 국내 방송 콘텐츠의 중국 복귀가 점차 가시화되면서 한류의 중국 ‘재상륙’에 시동이 걸리고 있다.
복수의 중국 매체들은 지난 11월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한국 연예인들의 방송 및 영화 출연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보도했다. 또 1만명 이상의 관객이 참석하는 한국 연예인들의 콘서트도 허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그동안 '보이지 않는 내부 지침'으로 엄격히 금지해왔던 한류 스타들의 중국 방송 출연 및 콘서트 개최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에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방탄소년단, 엑소(EXO) 등 한류 아이돌 그룹이 내년도 중국 콘서트 개최를 위해 당국에 공연 허가를 신청한 소식이 전해지는 등 한류 복귀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중국 기업들도 한류 콘텐츠를 활용한 프로그램 제작에 나서면서 업계 전반으로 한국 미디어 업계와의 협력이 본격화 될 조짐이다.
중국의 인터넷 공룡 텐센트(腾讯)가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의 판권을 구매한 것이 대표적이다. 텐센트는 CJ E&M이 제작한 ‘프로듀서 101’의 중국 여성 아이돌 버전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인 ‘창조 101’(創造101)을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중국 업체들의 국내 콘텐츠를 활용한 방송 제작이 본격화되면 업계의 판권 수익도 덩달아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중국 미디어 업계내부에서 국내 예능프로그램에 대한 금한령 해제가 본격화 되고 있다는 신호로도 분석된다.
앞서 금한령 조치로 인해 국내 판권을 기반으로 제작됐던 프로그램인 ‘나는 가수다’,’런닝 맨’ 등 예능프로그램의 제목이 변경되고 한중 합작 예능프로그램 제작이 중단되는 등 한국 콘텐츠 업계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이런 금한령 기류는 양국의 사드 봉합 발표 이후 서서히 달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10월말 중국 미디어들은 송중기,송혜교 커플의 결혼식을 생방송으로 중계하며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또 ‘송송커플의 결혼’이 웨이보 관련 검색어 1위를 기록하는 등 금한령 조치를 무색하게 할 정도의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올해 초부터 사드 갈등이 고조되면서 중국의 공중파 방송은 물론 인터넷을 통해서도 한류 스타에 대한 보도가 종적을 감췄지만 텅쉰(騰迅·텐센트), 왕이망(網易網) 등 중국 매체들은 송중기와 송혜교의 결혼을 '세기의 결혼식'으로 표현하며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
아울러 웨이보(微博) 화제 분야 실시간 검색 순위에서 송중기와 송혜교 결혼식은 조회 수가 1억6천만 건으로 1위를 차지하며 중국인들의 식지 않은 한류 스타에 대한 인기가 입증됐다는 평가다.
한류 간판 스타 전지현도 광군제 기간 중 중국 화장품 브랜드 ‘하다라보’의 광고 모델로 등장하면서 중국시장에서 한류스타 출연 허용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종석이 주연한 중국 드라마 비취연인은 내년 초 방영될 전망이다<사진=바이두(百度)> |
한류 콘텐츠의 재허용은 중국 3대 온라인 플랫폼 유쿠(優酷), 아이치이(愛奇藝), 텅쉰(騰訊) 및 관련 업체에게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매체에 따르면, 사드 갈등으로 인해 촬영을 마치고도 방영되지 못한 한중합작 드라마는 53편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업체들은 한국 미디어 업체와 대규모 한중합작방송 콘텐츠 제작을 통해 적지 않은 수익을 기록했다. 특히 한중합작 예능 및 드라마들은 차별화된 콘텐츠의 질과 상대적으로 낮은 한국 연예인들의 출연료로 인해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다.
한편 ‘한류의 부재’로 올해 중국에서 각광을 받았던 일본 및 태국의 드라마들은 타격이 불가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심야식당’,’용의자 X의 헌신’ 등 일본 드라마들은 중국판으로 잇달아 리메이크 되면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한국 콘텐츠의 '재상륙'으로 인해 일본 및 태국 콘텐츠의 인기는 점차 수그러들 것이라는 것이 현지 업계의 지배적인 평가이다.
[뉴스핌 Newspim] 이동현 기자(dongxu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