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적 등장하는 ‘에어드롭’ 이벤트…사실상 현금 행사
[뉴스핌=강필성 기자] 최근 가상화폐 거래소가 앞다퉈 오픈하면서 마케팅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특정 조건을 만족시킬 경우 아예 가상화폐를 지급하는 현금성 마케팅도 이뤄지는 것. 이 때문에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대놓고 투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12일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오픈한 가상화폐 거래소 고팍스는 가상화폐 스텔라루멘을 무료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고팍스에서 5000루멘을 보유할 경우 10%에 달하는 500루멘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보유 기간에 상관없이 500루멘을 지급하기 때문에 신생 가상화폐인 스텔라루멘의 거래가 폭증했음은 두말할 것 없다.
지난 6일 기준 1루멘당 130원대에 거래되던 이 가상화폐는 이날 새벽 한때 175원까지 급격히 상승했고 현재는 160원 안팎에서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요컨대 80만원으로 5000루멘을 매입할 경우 5500루맨을 보유하게 돼 같은 가격으로 매각할 경우 차익 없이도 총 8만원의 이득을 남기게 된다는 얘기다. 사실상 현금 이벤트 수준이다. 규모도 선착순 2만명으로 총 1000만 루멘이 이벤트로 풀렸다.
앞서 고팍스는 지난달 오픈 당시에도 가입만 하면 0.02이더리움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이는 시가로 약 1만원 정도 된다.
비트코인<사진=블룸버그> |
이처럼 현금 환급성이 뛰어난 가상화폐를 지급하는 이벤트는 단지 일부 거래소만의 일은 아니다.
가상화폐 거래소는 코인네스트는 가입자에게 가상화폐 에이다를 10개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고 이달 오픈한 코인링크는 가상화폐 H캐시(Hcash) 지갑 생성자에게 0.5H캐시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런 형태의 이벤트는 신규 가상화폐 거래소 뿐 아니라 기존 거래소에서도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은 지난 10월 모든 회원에게 신규 가상화폐 1퀀텀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고 앞서 8월 코인원은 잔고가 1000만원 이상이면 1퀀텀을 지급한 바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가 앞다퉈 문을 열면서 다양한 신규 가상화폐를 상장시키다보니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기존 거래소와 신규 거래소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이벤트를 벌이는 셈이다.
하지만 이런 이벤트는 고스란히 투기를 조장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신규 가상화폐를 제공하다보니 가상화폐의 기술적 가치나 검토 없이 수익을 위해 투자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상화폐 업계에선 이처럼 가상화폐를 직접 나눠주는 마케팅 방식을 에어드롭(Airdrop)이라고 부른다. 신규 가상화폐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식이라는 설명인데, 사실상 가상화폐의 가격을 끌어올리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는 단기적으로 수익을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펌핑된 가상화폐의 가격이 하락할 경우 누군가는 손실을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때문에 가상화폐 업계 일각에서는 과도한 에어드롭을 자제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진화 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 공동대표는 “조만간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자율규제안을 발표할 것”이라며 “여기에는 정부를 탓하기 이전에 거래소가 중심적으로 사행성을 조장하지 말자는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