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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개방 40년] '개혁개방 포스트 40년의 기수' 마윈의 제국, 혁신의 본고장 항저우를 가다

기사입력 : 2017년12월08일 09:02

최종수정 : 2017년12월08일 17:19

항저우의 '한강' 첸탄강의 기적 서막
시진핑 인맥 '즈장신쥔'의 핵심 항저우
개혁개방 신시대 기술특구 1번지

[편집자] 이 기사는 12월 7일 오후 4시47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강소영 기자]'혁신(革新)'. 지난 40년간 중국의 '개혁개방' 과정과 성과를 집약하는 단어다. 40년 전 혁신의 횃불을 지핀이가 덩샤오핑이었다면, 앞으로 40년 혁신의 열기를 이어갈 이는 시진핑 시대의 수많은 중국인이 될 전망이다. 개혁개방의 과정에서 '혁신'의 중요성과 가치를 인식한 중국인들은 현재의 성과를 기반으로, 중화민족과 문화의 가치를 세계에 널리 퍼뜨릴 각오와 이상에 고무돼있다.

특히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며 중국적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유명인'에 대한 중국인들의 자긍심과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馬雲)은 중국적 혁신을 이룩한 '신화적 존재'로 추앙을 받고 있다. 마윈이 태어나 성장했고, 알리바바의 본거지가 된 항저우 역시 중국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미래 전망이 밝은 도시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본지는 '마윈의 첫 번째 파트너'로 유명한 허이빙(何一氷) 현 롄롄(臉臉) CEO의 초청으로 항저우를 방문, 항저우가 마윈같은 신화적 존재를 잉태하고, 알리바바라는 거대한 기업을 키워내며 중국의 '혁신과 미래'를 대변하는 지역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배경을 살펴보고 항저우를 통해 중국의 미래를 전망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서울에선 이미 매서운 한파가 시작된 12월 초 항저우로 향했다. 1999년 여름 관광차 들른 후 18년 만의 항저우 방문이다. 희미한 기억 속의 항저우는 연꽃이 만개한 시후(西湖)와 끝없이 펼쳐진 룽징(龍井 용정) 차밭이 전부였다.

훗날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1999년 기자가 당시 학생신분으로 관광차 잠시 들렀던 항저우에선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엄청난 '인물과 기업’이 태동하고 있었다. 마윈을 비롯한 18명의 동업자가 항저우의 작은 아파트에서 '알리바바 그룹'을 설립한 것. 불과 20년도 되지 않아 알리바바는 시가총액 5000억달러에 육박하는 세계적인 그룹으로 성장했고, 마윈은 중국 경제성장의 신화를 쓴 영웅으로 부상했다.

항저우 시후(서호)의 풍경

 ◆ 역사고도 항저우, 경제의 중심지 서호에서 첸탄강 IT산업기지로 이동 

감개무량한 기분으로 내려선 항저우의 날씨는 여전히 10도를 넘나드는 늦가을 날씨였다. 첨단 IT 산업의 본거지라는 별명과 달리 항저우 샤오산 국제공항은 다소 낡은 지방 도시 공항의 모습 그대로였다. 옅은 스모그로 희뿌연 항저우 공기 역시 최첨단 도시의 면모를 가리는 듯했다.

그러나 항저우 구(舊) 도심지 중심에 위치한 호텔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항저우의 놀라운 발전상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서울의 한강처럼 항저우시를 가로지르는 첸탕강(錢塘江) 주변으로 고층 빌딩이 즐비하고, 2022년 아시안 게임 개최를 위한 주 경기장 건설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첸탄강 남단에 조성된 신 도시인 빈장구(濱江區) 가오신취(高新區 국가급 첨단기술산업개발구)에는 항저우를 넘어 중국에서 내로라하는 많은 대기업의 본사와 지역 거점 사옥이 위치해 있었다. 참신한 건물 디자인에 가장 눈에 띄는 알리바바, 외자의 지분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감시 카메라 제조업체 하이크비전(海康威視), 볼보를 집어삼킨 지리자동차(吉利汽車)도 항저우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이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이밖에도 보안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다화(大華技術股份), 유무선 네트워크 통합 솔루션 기술기업 화싼통신(化三通信 H3C) 등도 항저우에서 태동된 촉망받는 신흥산업 기대주로 빈장 가오신취에 위치하고 있다.

외지에 기반을 둔 중국 대표 기업들도 항저우 빈장 가오신취를 전략적 거점으로 삼고 대규모 사옥을 입주시켰다. 중국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업체로 유명한 화웨이, 중국 온라인 게임업계의 강자 넷이즈 등도 이 지역에 자리를 잡았다.

엄청난 면적의 화웨이 항저우 사옥 외부에는 대규모 단체 관광객을 실어 나른 듯한 대형 전세버스가 줄지어 세워져 있었다. 관광버스가 아닌 화웨이 직원들의 출퇴근용 통근버스라고 한다. 항저우 화웨이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이 일대에는 20여 개가 넘는 중국 최고 수준의 기술기업이 밀집해있다.

하이크비전 본사가 인접한 대로는 거리명 자체가 '사물인터넷' 거리로 명명될 정도로 4차 산업관련 기업이 집중돼있다. 지난 2012년 국무원은 항저우 빈장구 가오신취 일대를 '국가 신흥산업 시범기지-사물인터넷 시범 단지'로 지정했다.

항저우시는 이 일대를 중심으로 사물인터넷 기술 연구개발, 기술 응용과 상용화, 금융 투자 지원 등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하루 동안 기자의 ‘가이드’를 자청한 항저우 택시기사는 “남송(南宋)시대에 꽃을 피운 중국 문화의 정수가 시후(서호 西湖)를 중심으로 형성됐다면, 21세기 항저우는 첸장강 일대를 중심으로 신흥 산업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고 항저우의 발전상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안면인식을 통해 체크인 수속을 진행하는 항저우 호텔

중국에서 ‘블랙 테크놀로지(黑科技)’로 불리는 IT 첨단 기술은 항저우 시민의 일상 곳곳에도 빠르게 침투하고 있었다. 시후 변에 위치한 5성급 호텔에선 중국인에 한해 안면인식기술로 투숙 절차를 진행하고 있었고, 구 도심지 패트스푸드 점에서도 온라인 주문과 모바일 결제가 이미 보편화돼 있었다.

올해 9월 항저우 인타이백화점 시후점에 처음 문을 연 가구전문점 홈타임스(Hometimes)가 대표적 '헤어커지 신소매 매장'으로 꼽힌다.

손님이 매장에 들어서면 개인 정보를 인식한 시스템이 과거 해당 손님의 쇼핑 취향과 선호 물품을 분석하면 매장 직원이 이를 토대로 손님에게 필요한 상품을 추천해준다. 물건을 구입할 때는 상품에 부착된 QR코드를 인식해 온라인으로 결제와 배송을 진행할 수 있다.

9월 1일에는 패스트푸드 식당 KFC의 콘셉트 레스토랑 KPRO가 중국에서 처음으로 항저우에 문을 열었다. KPRO는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와 함께 안면인식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화제가 됐다.

비록 앞서 소개한 첨단 신기술을 도입한 서비스 혹은 상품을 항저우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첨단 기술이 빠르게 일상생활로 침투하고 있다는 점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항저우시의 발전상을 관찰하기엔 하루 반나절의 취재 기간이 충분하지 않아 인터넷으로 항저우의 첨단 기술 응용 현황을 찾아보니 많은 관련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아직은 다소 허름해 보이는 항저우 샤오산 국제공항은 지난해 4월 알리바바 그룹, 앤트파이낸셜(알리바바 산하 핀테크 자회사)와 함께 세계 최초의 무현금 국제공항 시스템 설립을 위한 협력을 체결했다.

알리바바의 기술 지원과 협력으로 항저우 샤오산 국제공항은 이용객 정보 수집, 출입국 수속과 안전 검사, 쇼핑 등 전 과정에 첨단 기술을 응용할 방침이다.

세계적인 스마트 공항으로 발돋움을 준비하는 듯 항저우 샤오산 공항 국제청사는 내부 공사가 한창이었다.

앞으로 항저우 샤오산 국제공항을 찾는 여행객들은 수하물 수취소에 설치된 360도 대형 스크린을 통해 현지 사람이 추천한 식당 정보와 지도를 볼 수 있고, 현금 없이도 우산을 빌리거나 공항 리무진 버스표를 살 수 있게 될 예정이다. 또한 공항에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로봇 안내원을 배치해 여행객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중국인들은 안면인식과 QR코드 인식으로 간편하게 탑승 수속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2년 항저우 아시안 게임 준비가 한창이다. 주경기장 건설 현장.

  ◆ 제2의 마윈 신화를 꿈꾸는 절강성 상인과 항저우

항저우의 발전 현황을 둘러 본 후 허이빙 롄롄 CEO를 통해 저장성(浙江省) 기업인과 예술인 모임에 참석할 기회를 얻었다.

허이빙은 1995년 마윈 부부와 함께 중국 최초의 인터넷 B2B 회사 '차이니스 옐로우페이지(中國黃頁)'를 설립한 인물이다. 베이징항공항천대학(北京航空航天大學)를 졸업한 이공계 전문가로 영어 선생님이었던 마윈의 기술적 동반자 역할을 했다. 베이징항공항천대학은 수많은 중국 기술전문가를 배출한 명문 이공대학이다.

허이빙 CEO는 중국에서 관련 정부 규정도 없었던 2000년대 초 전자서명거래 기술 개발 및 서비스 기업인 e첸바오(e簽寶)를 설립했다. 현재 e첸바오는 중국 최대의 전자서명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밖에도 온·오프라인 기반 SNS인 롄롄도 운영하고 있다.

중국 첨단 기술 업계를 장악한 베이징항공항천대학, IT 산업 전진기지로 성장한 항저우 출신의 전설적 인물인 그는 중국 각계 분야에서 다양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허 CEO가 마련한 이날 모임에는 약 20여 명의 항저우 주요 인사와 외지의 예술가 등이 참석했다. 모임 장소는 마윈을 주축으로 저장성 유명 기업인 8명이 공동으로 설립한 고급 비밀  사교 클럽인 타이지찬위안(太極禪苑)이었다.

항저우의 유명 관광지 시시(西溪) 습지변에 위치한 타이지찬위안은 중국에서도 최고급 사교 장소로 꼽힌다. 저장성에서 손에 꼽히는 걸출한 기업인들이 이곳에서 정보 교환과 사교 활동을 진행한다고 해서 '강남회(江南會 장난후이)'라고도 불린다.

지난 2014년 시진핑 정부의 반부패 드라이브의 여파로 한때 문을 닫기도 했지만, 다시 문을 연 후 여전히 기업인들의 고급 사교 활동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중국풍의 여러 동 건물로 구성된 내부는 여느 고급 중국 식당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곳곳에 걸린 마윈의 초상화와 사진에서 그가 만든 특별한 장소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특히 이곳에서 항저우 최고급 차와 음식을 즐기는 고객들이 여느 식당에서 쉽게 마주칠 수 없는 저장성 대표 기업 총수와 투자자들이라는 점이 가장 특별했다.겨울녘 짧은 해가 저문 후 도착한 타이지찬위안은 어두운 조명 아래서 절제된 고급스러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날 모임에는 '마윈의 첫 번째 파트너' 허이빙 롄롄 CEO, 저장성 기업인 협회 회장인 량샤오웨이(梁曉偉) 저상캐피탈 대표 등 항저우 대표 기업인을 비롯해 시진핑 주최 경제 전문가 좌담회 참석 최연소 경제학자로 유명한 관칭유(管清友) 전 민성증권 부총재, 마윈 등 중국 유명인이 앞다퉈 작품을 소장하는 신진 유망 화가 린웨핑(林跃平) 등 경제·산업·예술 문화 각계의 유명 인사가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마윈의 성공과 항저우의 발전 상황을 논의하며, 항저우에서 '제2의 마윈과 차세대 알리바바'가 탄생할 수 있는 방법을 진지하게 논의했다. 항저우시 최고의 권력자로 꼽히는 당서기도 자리에 함께해 각계 분야의 의견을 청취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의 대화 내용은 예상과 달리 딱딱한 사업 이야기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항저우가 속한 저장성의 역사, 남송 시대의 문화 정수, 현재 중국의 예술 등 다양한 방면을 고루 섭렵하고 있었다. 항저우와 중국의 첨단 산업의 발전 방향과 투자 포인트에 대해 열띤 논쟁을 벌이다가도, 이날 모임의 흥을 담은 한시를 경쟁적으로 짓고 낭송하며 문학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마치 남송 시대 대표 문인 소동파가 서호의 아름다움에 취해 시를 짓고, 풍류의 흥에 겨운 왕희지가 세기의 절필 서예 작품을 남겼듯 현대의 저장성 기업가와 예술가들도 한자리에 모여 의견을 나누고 각자의 문학적 소양을 겨루고 있었다.

신기한 눈으로 이들을 바라보는 기자에게 허이빙 CEO는 "중국의 경제와 산업의 발전이 지나치게 물질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우리 저장성 상인들은 남송 시대의 깊은 문학적 소양을 물려받은 사람들로서, 경제 성장과 함께 중국의 문화적 깊이를 다시 끌어올리는 것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IT 등 첨단산업과 이러한 문화적 교류가 아무 상관이 없는 것 같지만, 우리는 각계각층의 인사와 다양한 교류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이는 IT산업의 핵심인 혁신과 창의의 출발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미래 중국 경제 산업 중심지로 주목받는 항저우 

저장성 기업인들은 "항저우는 남송의 수도였다. 남송은 중국 역사에 있어 문화와 문명이 가장 발달했던 시기다. 지금의 항저우는 남송 시대의 '번영과 영광'을 재현할 모든 조건이 충족해 있다. 중국의 유명한 문인 소동포, 백거이는 당시 이 지역의 고위 관료였다. 이들은 문학적 소양도 높았지만 지역 관리에도 우수한 공적을 남겼다. 중국 신시대의 막을 연 시진핑 주석도 항저우가 속해있는 저장성 당 서기로 근무한 바 있다. 여기에 항저우에는 알리바바를 비롯한 4차 산업 혁명의 기수들이 운집해 있다. '항저우'는 신시대 신중국의 중심지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지난해 가을 중국 19차 당대회가 성황리에 폐막한 후 주요 외신들은 '즈장신쥔(之江新軍)'에 주목했다. '즈장'은 항저우 신흥산업 메카로 떠오른 빈장 가오신취를 감싸고 있는 첸탕강을 가리킨다. 시진핑 주석의 차기 대권 주자 등 시 주석의 최측근들이 저장성·상하이·푸젠성에 집중된 데서 나온 말이다.

저장성 출신 상인들은 역사적으로도 이재와 문학에 밝기로 유명했다. 중국의 유대인이라는 별명도 여기서 비롯됐다. 현재 중국 1000대 부자의 40%가 저장과 푸젠성 출신이다. 시진핑 집권 2기 저장성 등 '즈장신쥔' 출신의 인재 활용과 육성 그리고 이 일대 산업과 경제 발전이 기대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과 대소비 시대를 특징으로 하는 시진핑 신중국 신시대를 맞아 전 세계가 '항저우'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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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국정 지지율 30.1%…부정평가 66.7% '경고등' [서울=뉴스핌] 김종원 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1%가 나왔다. 지난 2주 전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 38.1%보다 8%포인트가 빠졌다. 반면 부정 지지율은 66.7%로 2주 전 59.3%보다 7.4%포인트가 오른 70%에 육박했다. 정부·여당의 4·10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국정 심판 여파가 아직도 전 연령과 전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취임 2년을 맞는 윤 대통령의 국정 동력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정례 여론조사는 뉴스핌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전국 만 18살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4·10 총선 민의에 따른 윤 대통령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지난 29일 첫 영수회담 결과는 아직 민심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좀 더 여론의 추이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례 조사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 15.2%, '잘하고 있는 편' 14.9%로 국정 긍정 평가는 30.1%였다. 4·10 총선 직후 2주 전인 지난 4월 15·16일 뉴스핌 정기조사 때 긍정평가 38.1%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지지율이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에서 30%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국정 장악과 국정 운영 동력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부정평가는 '매우 잘 못하고 있다' 57.2%, '잘 못하는 편' 9.5%로 국민 10명 중 7명에 가까운 66.7%였다. 지난 2주 전 조사 59.3%보다 7.4%포인트가 많아졌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부정 격차는 지난 2주 전 조사와 비교해서 21.2%포인트에서 36.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에서 부정평가가 79.2%로 가장 높았다. 40대 77.4%, 50대 70.4%로 30·40·50세대 10명 7명이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70대 이상에서만 부정 41.0%, 긍정 48.0%로 긍정 평가가 조금 앞섰다. 지역별로는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TK)에서도 긍정 40.9%, 부정 54.4%로 부정 수치가 10%포인트를 훌쩍 넘어섰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긍정 35.5%, 부정 61.6%로 긍·부정 격차가 절반 가까이 됐다. 광주전남전북 호남에서는 부정 80.9%, 긍정 16.5%로 10명 중 8명이 부정적이었다. 정당별 지지층에서도 지지층이 없는 무당층의 69.1%가 부정, 긍정 27.9%로 10명 중 7명 가까이가 부정적 평가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에 대해 "지난달 29일 이재명 야당 대표와 취임 후 700여 일 만에 첫 영수회담을 했지만 국론 분열과 민생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해법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4·10 총선 참패 이후 단행한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찐윤' 인사를 임명하는 등 윤 대통령의 변하지 않는 일방적·독선적 국정운영 스타일과 함께 답이 보이지 않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경제 불안감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지지층 마저 대거 이탈하며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가상번호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에 표본 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jw8619@newspim.com 2024-05-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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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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