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차세대 용기면 시대 연다" vs 오뚜기 "내가 최초"
[뉴스핌=박효주 기자] 전자레인지용 용기면을 두고 농심과 오뚜기가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농심이 최근 전자레인지용 용기를 적용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차세대 용기면 시대를 열겠다’며 대대적으로 광고하자 오뚜기가 자사 제품이 국내 최초라며 발끈하고 나선 것.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농심은 전자레인지용 용기면 '신라면 블랙사발'을 출시하고 ‘끓여먹는 컵라면 시대를 열겠다’,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겠다’며 대대적인 선언을 했다.
신라면블랙사발은 전자레인지로 조리시 용기가 녹지 않는 특수 종이재질을 사용해 끓는 물 온도에 오랜 시간 가열해도 용기 재질에 변화가 없어 안전성에 우려가 없도록 했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러한 농심의 광고에 오뚜기 측은 불편한 심기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농심이 제품을 출시하고 바로 이튿날인 28일 자사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한 편의 동영상을 게재하고 나선 것이다.
동영상은 ‘전자레인지 2분이면 더 맛있어지는 진라면 큰 컵’이란 제목으로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라면을 끓이는 방법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지난 2009년 5월부터 전자레인지 용기를 적용한 오동통면을 판매해온 오뚜기 입장에선 농심의 광고가 불편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
현재 오뚜기는 총 4종의 전자레인지용 용기면(진라면 순한맛/매운맛, 리얼치즈라면, 오동통면)을 판매하고 있고 오는 12월부터 참깨라면과 진짬뽕등 제품에 순차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오뚜기가 자사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전자레인지 용기 사용법을 강조한 동영상을 게재했다.<사진=오뚜기 블로그 캡처> |
이 같은 양측의 신경전은 용기면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자 이를 둘러싼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용기면 시장은 1982년 25억원 규모에서 2017년 현재 7700억원으로 300배가량 성장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2조1500여억원 규모의 국내 라면시장에서 용기면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4%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올해는 최대 36%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또한 최근 1인 가구가 늘고 편의점이 보편화되면서 용기면 시장 성장 가능성도 더욱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라면 원조국 일본이 경우 이미 용기면 시장이 봉지면 시장보다 2배 이상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라면 업계의 경쟁은 어느 시장보다 치열하다. 할인이나 마케팅 전략부터 심지어 신제품까지 경쟁사를 의식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농심 신라면블랙사발.<사진=농심> |
[뉴스핌 Newspim] 박효주 기자 (hj03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