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건설 등 주력산업들 내년에도 부진할 전망
규제 완화·노동시장 개선 등 구조적 해결 병행을
[ 뉴스핌=황세준 기자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재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금리 상승이 기업경기 회복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점에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0일 이경상 경제조사본부장 코멘트를 통해 "한국은행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 결정은 최근 가계부채 확대와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를 종합적으로 감안한 선택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다만, 대한상의는 "경기회복의 온기가 일부 업종에 머무르고 있는 만큼 본격적인 금리인상 기조로의 전환에는 신중을 기해주길 바란다"고 제언했다.
실제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12월월 전망치 96.5로 19개월 연속 기준선(100)에 못 미쳤다. 1년간 전망치가 기준선을 넘지 못한 것은 외환위기(1997, 1998) 이후 처음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삼성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11월 실적치도 내수(100.0)와 수출(100.7)이 기준선에 턱걸이했고 투자(99.3), 자금사정(98.1), 고용(99.8), 채산성(96.7) 모두 부진했다. 경제의 구조적 문제와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우려가 더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경공업(94.6)의 경우 ▲펄프·종이 및 가구(76.9) ▲음식류(96.2) 등을 중심으로, 중화학공업(92.8)의 경우 ▲1차금속 및 금속가공(81.3) ▲고무·플라스틱 및 비금속광물(85.0) ▲전자 및 통신장비(90.0) 등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부진할 전망이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IMF 때보다 수출, 외환보유액, 국가신용등급 같은 거시지표는 개선됐지만 구조개혁과 같은 과제가 마무리되지 못한 상태"라며 "위기 극복 과정에서 얻은 교훈을 돌아보고 적극적인 규제 완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개선 등 구조적 문제 해결을 통해 경제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내년 경기전망과 관련해, ICT 호황 속에 자동차·철강·기계 경기 회복이 예상되나 장기간 수주 부진의 영향을 받는 조선업은 회복세가 미약하겠다고 진단했다.
국내 공급과잉 및 대출 규제 정책의 영향을 받는 건설업, 중국과의 경쟁 심화가 예상되는 석유화학은 둔화 국면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건설업의 경우 주거용 건축물의 공급과잉과,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함께 금리 상승을 구매심리 악화 요인으로 꼽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정부가 이처럼 차이가 나는 경기 국면의 위치와 향후 방향성을 고려해 정부가 산업별 맞춤 대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내수 경기 복원 노력이 필요하며 산업별 주력 제품에 대한 금융 지원 확대, 기업 관련 규제 완화 등의 노력도 요구된다고 밝혔다.
LG경제연구원 역시 올해 하반기 들어 투자의 활력이 약해지고 국내경기의 상승흐름이 점차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내년에는 건설투자가 감소세로 돌아 서고 설비투자도 반도체 집중현상에서 벗어나지 못해 증가세가 둔화될 전망이며 소비회복에도 불구하고 기업 투자의 기여도가 크게 낮아져 성장 하향추세가 불가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