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뉴스핌=김세혁 기자] “이게 지하철이야 함흥차사야.”
28일 아침, 지하철 9호선 등촌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할머니의 말이다. 최근 9호선 이용자들의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다. 평소에도 지연운행이 잦은 마당에 지난주부터 배차시간이 부쩍 제멋대로이기 때문. 바쁜 출근길, 시간표만 믿고 승강장에 나선 승객들은 길게는 15분씩 늦는 열차 탓에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시메트로9호선 홈페이지 ‘시민의 소리’ 게시판은 고무줄 배차에 화나고 지친 이용자 글로 도배됐다. "지키지도 못할 시간표는 왜 붙이냐" "안내·사과방송 안 하냐"는 지적부터 "덕분에 오늘도 늦었다"는 비아냥까지. 제목만 봐도 시민들이 얼마나 불편을 겪는지 와 닿는다.
실제로 출근시간 등촌역(상행)에서 실험을 해봤다. 지연운행은 물론 열차가 일찍 출발해버리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 21일 아침 7시31분 도착해야할 열차는 37분에야 들어왔다. 이튿날은 그나마 괜찮았지만 27일 또 늦었다. 28일엔 아예 3분 일찍 승강장에 나가봤다. 하지만 열차는 34분에야 들어왔다. 열차 도착시간을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물론 안내방송은 한 차례도 없었다.
28일 서울시메트로9호선 홈페이지 시민의 소리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 최근 이런 항의가 족히 백 건 넘게 이어지고 있다. <사진=메트로9 홈페이지> |
이에 대해 9호선 관계자는 "승객의 혼잡, 즉 폭주나 출입문 끼임 등으로 각 역 정차시간이 누적돼 지연이 발생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열차가 애초에 출발역부터 늦게 나간다는 말도 나온다. 개화역 이용자라는 한 여성은 27일 "한겨울에도 열차가 출발역에서부터 몇 분씩 늦게 나간다. 이후 역부터 열차가 지연되는 건 정해져 있다"고 기막혀했다.
9호선의 상습적인 지연운행은 출퇴근시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 시민은 "27일 여의도발 김포공항행 11시7분 열차가 15분에 도착했다. 11시가 출퇴근 시간대인가. 어떻게 돈을 받으면서 매일 이렇게 운행하는지. 양심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차시간이 엉망인데도 흔한 안내나 사과방송 하나 없다는 불만도 많다. 한 시민은 9호선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15분이나 기다리게 하면서 안내방송 하나 없다. 11시28분에 선유도역 플랫폼 도착해 43분에 당산행을 탔다"고 어이없어했다. 다른 시민도 "안내가 있어야 미팅시간에 얼마쯤 늦는다고 문자라도 보낼 거 아닌가"라고 답답해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메트로9호선은 승객 안전 확보를 위한 인력 및 차량 증대를 목표로 30일 부분파업에 돌입한다. 사측은 파업 기간 정상운행을 약속했지만, 평소에도 지연운행에 지친 시민들은 “홈페이지 항의 글에 답변이나 제때 달아라”고 혀를 찼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