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외환위기 발생 20년 대국민 인식조사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한국인은 1997년 발생한 외환위기가 국내 비정규직 문제를 불러왔고 공무원이나 교사 등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는 현상을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4일 이런 내용을 담은 'IMF 외환위기 발생 20년 대국민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KDI는 외환위기 발생 20년을 맞아 지난달 23일부터 4일간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국민 3명 중 1명(31.8%)은 외환위기가 빈부 격차 등 양극화를 심화시켰다고 응답했다. 또한 실업(28%)과 비정규직(26.3%) 등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답했다.
특히 외환위기가 한국경제에 미친 부정적인 내용을 복수로 응답하도록 한 문항에서는 비정규직 문제(88.8%)와 공무원이나 교사를 포함한 안정적인 직업 선호(86%) 등을 꼽은 사람이 많았다.
<자료=한국개발연구원> |
외환위기로 원인으로 국민 대다수는 정부 실패를 지목했다. 국민 3명 중 1명(36.6%)은 정부 정책 실패가 외환위기를 불러왔다고 봤다. 정부가 보유 외환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고 부실은행 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것. 아울러 국민 3명 중 1명(32.8%)은 정경유착 등 경제구조 및 부정부패가 외환위기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응답자들은 한국이 외환위기를 빠르게 극복할 수 있었던 요인로 국민 단합을 먼저 떠올렸다. 외환위기 조기 극복 원동력을 묻는 질문에 절반(54.4%)은 '금모으기 운동 등 국민 단합'을 꼽았다. 구조정 및 공공개혁과 구제금융은 각각 15.2%, 15%에 그쳤다.
이외 국민 3명 중 1명(31.1%)은 현재 국가가 풀어야 할 중요한 경제 과제로 일자리 창출 및 고용 안정성 강화를 꼽았다. 사회 과제로는 부정부패 척결을 통한 신뢰 구축(32.7%)과 저출산 및 고령화 대책 마련(32.5%)을 강조했다.
임원혁 KDI 글로벌경제연구실장은 "국민들이 외환위기 극복 원동력으로 '금모으기 운동 등 국민 단합'을 높게 평가한 것에 주목한다"며 "포용적 성장을 통해 사회 응집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