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이글 10년래 최저치 '뚝'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초 이후 금값 상승에도 딜러들이 고전하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 가장 인기가 높은 금 주화 아메리칸 이글의 판매가 10년래 최저치로 떨어졌기 때문.
비트코인 <출처: 블룸버그> |
리스크와 불확실성 헤지를 위해 투자자들이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 대신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를 사들인 결과라는 분석이다.
1일(현지시각) US 민트에 따르면 연초 이후 아메리칸 이글의 판매 규모가 2007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아메리칸 이글은 개인 투자자들의 금 현물 투자 추이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통한다.
이와 별도로 시장 조사 업체인 CPM 그룹에 따르면 금 현물 딜러들의 올해 매출 규모가 최대 70% 급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투자 수요가 급감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주요 딜러 가운데 하나인 A-마크 프레셔스 메탈의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 줄어든 것은 시장 상황을 드러내는 단면이다.
금값 강세를 감안할 때 이 같은 상황은 지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일반적으로 금값이 상승할 때 딜러들의 수익성 역시 호조를 이루기 때문이다.
연초 이후 금 선물은 10% 이상 뛰었다.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낸 데다 북한의 연이은 군사 도발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테러 공격이 안전자산의 수요를 부추긴 결과다.
업계 애널리스트는 시중 자금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밀려들면서 금 현물의 거래가 급감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 9월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 자문관은 시카고상업거래소(CME)가 주최한 행사에서 “비트코인이 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빼앗아 가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제조업계 엔지니어로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는 필립 랠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전통적으로 금이 주식시장 급락을 포함한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한 수단이었지만 가상화폐가 이를 대체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네티컷 주의 공무원인 케이지 프레이저 역시 “자산을 금에 묵어 두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비트코인 가격의 수직 상승이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연초 1000달러 내외에서 거래됐던 비트코인은 6000달러를 뚫고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CME는 연말까지 비트코인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선물 거래를 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의 거래가 금이나 원유에 투자하는 것만큼 간단해질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