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주택시장 지난달 최초 가상화폐 거래 성사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일부 소매업체와 음식점에서 결제 수단으로 동원되는 가상화폐가 부동산 시장을 침투하는 움직임이다.
뉴욕 맨해튼의 아파트부터 텍사스의 주택까지 주요 부동산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결제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맨해튼 센트럴파트 주변 고가 건물 <출처=블룸버그> |
주택 재고가 쌓이면서 경쟁이 심화되자 중개업체들은 계약 체결을 늘리기 위한 차별화 전략으로 가상화폐 결제를 적극 검토하는 상황이다.
부동산 중개업체 매그넘 리얼 에스테이트 그룹의 벤 쇼울 대표는 16일(현지시각) CNBC와 인터뷰에서 “주택 매입자들이 날로 진화하고 있다”며 “전통적인 수단 이외에 다양한 형태의 결제를 요구하고 있고, 최근에는 가상화폐로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는가를 문의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밀레니얼을 중심으로 젊은 투자자들 사이에 이 같은 움직임이 뚜렷하다고 그는 말했다.
예술품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결제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고, 소매업계와 음식점에서 소액 결제 역시 가상화폐가 동원되고 있지만 거래 규모가 큰 부동산 시장에서도 비트코인이 화폐 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인지 세간의 관심이 모아졌다.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동산 중개 업체들은 이를 현금화하기보다 보유하는 쪽을 선택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 추세를 지속하자 투자 가치를 지닌 것으로 판단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텍사스에서 사상 처음으로 가상화폐를 이용한 싱글 패밀리 주택 매매가 이뤄졌다. 주택 매입자는 IT 업계 종사자로, 오스틴의 신축 주택을 사들였다.
오스틴이 IT 기술 측면에서 비교적 진보한 도시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같은 비전통적 결제가 실제로 이뤄진 것은 작지 않은 ‘서프라이즈’였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결제는 애틀란타 소재의 글로벌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 제공 업체인 비트페이를 통해 이뤄졌다. 해당 주택의 매도자는 달러화 기준으로 특정 금액을 요구했고, 비트코인 가격 등락에 따른 리스크는 모두 매입자가 떠안았다.
가상화폐를 이용한 부동산 매매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영국 기업가 마이클 몬과 더그 바로만은 지난달 두바이에 비트코인 표시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부동산 시장이 상대적으로 IT 첨단 기술에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는 영역이지만 가상화폐를 앞세운 새로운 결제 트렌드에 궁극적으로 편입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