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배럴당 50달러에서 안정시 셰일 업계 생산 확대 우려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 애널리스트가 국제 유가 전망을 6개월만에 상향 조정했다.
지난주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가 2년만에 배럴당 60달러 선을 넘은 데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배럴당 50달러에 안착하자 투자 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해석된다.
원유 <사진=블룸버그> |
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개 투자은행(IB)을 대상으로 실시한 월간 서베이에서 투자자들은 내년 브렌트유 평균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54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9월에 비해 1달러 상승한 것으로, 월가 애널리스트가 유가 전망을 높인 것은 6개월만에 처음이다.
IB 업계는 내년 WTI 전망치도 배럴당 51달러로 높여 잡았다. 이 역시 전월 대비 1달러 상승한 수치다.
이날 장중 WTI가 전날보다 0.9% 오른 배럴당 54.86달러에 거래됐고, 브렌트유도 0.7% 오르며 배럴당 61.36달러를 나타냈다.
대대적인 감산을 시행중인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그 밖에 산유국들은 이달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동을 갖고 내년 3월로 예정된 감산 합의안을 연장할 것인지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제프리스의 제이슨 가멜 애널리스트는 WSJ과 인터뷰에서 “경제 펀더멘털이 향상되는 한편 원유 수요가 강력하다”며 “여기에 OPEC이 감산 합의를 내년 말까지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JP모간에 따르면 OPEC과 그 밖에 산유국들은 올해 1~9월 사이 감산 합의안의 90%를 이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최근 원유시장의 수급 안정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감산 연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제는 내년 셰일 업체들을 중심으로 미국 석유 업계의 생산 규모다. 최근 국제 유가 상승도 셰일 업체의 생산 둔화가 주요인이라는 데 투자자들은 의견을 모으고 있다.
석유 업계의 생산 활동을 판단하기 위한 척도로 통하는 유정 굴착기 가동이 지난주 737건으로, 연초 기록한 고점인 768건에서 상당폭 줄어들었다.
이는 큰 폭의 감소로 보기 어렵지만 국제 원유 시장의 수급 안정과 유가 향방에 긍정적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부 애널리스트는 유가 반등이 오히려 셰일 업체들의 생산 확대를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코메르츠방크는 최근 투자 보고서에서 “WTI가 배럴당 50달러 선에서 안정을 이룰 경우 셰일 업체의 생산 규모가 다시 늘어날 여지가 높다”며 “내년 상반기 미국의 원유 생산이 하루 1000만배럴를 상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