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은 기자] 3년 만의 공백기를 깨고 정규 9집으로 컴백했다. 3년 이라는 시간 동안 에픽하이 멤버들은 모두 유부남이 됐고, 한 가정의 가장이 됐다. 큰 변화를 맞이한 만큼 앨범에도 조금의 변화가 찾아왔다.
최근 에픽하이가 정규 9집 ‘WE'VE DONE SOMETHING WONDERFUL’을 발매했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연애소설’과 더블타이틀곡 ‘빈차’를 포함해 총 11곡이 수록됐다. 그들은 이번 앨범을 통해 자신들이 그동안 겪고, 느낀 것들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번 앨범을 내기까지 3년이 걸렸어요. 작업을 오래 한 것도 분명한 사실이죠. 저희가 이제 모두 유부남이 됐잖아요(웃음). 그래서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가정을 이루기 전에는, 똑같은 24시간이 주어져도 시간이 더 많은 것 같았는데 이제는 아니더라고요. 그래도 가족과 음악, 그 외의 삶은 없었어요.” (타블로)
“2014년에 ‘신발장’ 앨범이 나오고 해외에서 공연도 좀 했는데, 티가 안 나더라고요. 3년 동안 곡 작업만 한 건 아니에요. 나름 바쁘게 지냈다고 지냈는데, 표가 안 난 것 같아요. 에픽하이가 해외에서 의외로 잘 됐는데, 워낙 의외라서 크게 주목받지 못한 것 같아요. 하하.” (투컷)
오랜 공백기를 깨고 나온 만큼, 성공적인 컴백을 거뒀다. ‘연애소설’ ‘빈차’는 음원차트 1위를 다투고 있으며, 수록곡 모두 줄세우기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화려한 피처링군단도 한몫을 톡톡히 했다.
“앨범이 발표되기 전에는 사실 많은 기대를 안 하려고 노력했어요. 너무 오랜만에 나오는 앨범이니까요. 그래도 1위를 못한다면 마음 아플 것 같긴 했죠(웃음). 앨범이 나오고 생각보다 성적이 너무 좋아서 감사할 따름이에요.” (미쓰라진)
“피처링 군단 덕분에 에픽하이 앨범이 더 주목받은 거라고 생각해요. 앨범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이 너무 감사하죠. 그리고 이 많은 가수들을 투컷이 혼자 섭외했어요. 투컷에게도 고생 많았다고 이 자리를 빌려 얘기해주고 싶네요.” (타블로)
아쉽게도 이번 앨범 속 화려한 피처링 군단과 에픽하이의 무대를 방송에서는 보기 힘들다. 11월에 열리는 콘서트 준비로 한창이기 때문. 타블로는 “팬 들을 위해 춤 연습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 앨범 수록곡 ‘본 헤이터(BORN HATER)’ 뮤직비디오 조회수가 1000만 뷰가 넘으면 춤을 추겠다는 공약을 내걸은 적이 있어요. 그래서 이번 콘서트에서 춤을 보여드릴 생각이에요. 지금 방탄소년단의 ‘불타오르네’ 춤 난이도가 최상이라는 얘기를 듣고 그 춤을 출까 생각 중이에요. 만약에 제 몸이 못 따라가면 선미 씨의 ‘가시나’도 염두해 두고 있어요. 이것도 안 되면 서태지와 아이들의 ‘컴백 홈’을 해야 할 것 같아요. 그 춤은 자신 있거든요. 하하. 부끄러움은 언제나 관객들의 몫이 될 거예요(웃음).” (타블로)
“콘서트가 총 3회로 진행되는데, 깜짝 게스트 라인업이 정말 대단해요. 조만간 한 명을 공개할 예정이에요. 하지만 다른 한 명은 공개할 수가 없어요. 공개했다가 시공간이 뒤틀릴 수가 있어요. 하하.” (투컷)
이들의 파급력은 가히 대단하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반응은 뜨겁다. 미국 빌보드에서는 이들의 앨범을 ‘지난 앨범에 비해 재미는 줄었지만 한국 가요계에서 중요한 팀’이라고 평했다. 그리고 정규 9집은 에픽하이 본인들에게도 의미는 남다르다.
“이번 앨범이 조금 진지해요. 어떻게 보면 점잖은 앨범이라고 여길 수도 있죠. 노래들이 화려하지 않고 담담한 곡들이 대부분이에요. 하지만 그게 지금의 저희 모습이에요. 지금 저희의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하다 보니 이런 곡들이 나온 것 같아요.” (타블로)
“지난 23일이 저희 데뷔한지 14주년 되는 날이었어요. 활동한 14년 중에 저희 공백기 3년이 정말 큰 조각이라는 걸 이제야 알았어요. 3년 만에 앨범이 나왔다는 것을 알았을 때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꾸준히 활동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커요. 그리고 ‘음악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하는 현실적인 고민을 하고 있고요. 그런 저희의 고민들이 가사 곳곳에 녹아 있어요.” (미쓰라진)
“항상 앨범 작업을 하면서 ‘이게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제가 음악을 했던 순간에, 마지막 작품이 성에 안 차는 것은 용납을 못 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앨범도 정말 열심히 했어요. 이게 마지막 앨범이 된다고 해도, 정말 후회 없을 정도로요. 이런 마음을 가지고 해야 가장 아름답게 ‘에픽하이’라는 이름을 남길 수 있을 것 같아요.” (투컷)
[뉴스핌 Newspim]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사진=YG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