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음원 작곡가·정수기 물 소믈리에 등 '이색 직군'
[뉴스핌=김겨레 기자] #갤럭시S8 카메라 촬영음 '찰칵'은 과거 삼성 카메라 'NX20' 모델의 셔터 소리다. 국내법상 몰카를 방지하기 위해 스마트폰 촬영 시 꼭 소리가 나도록 해야하는데 여러가지 카메라 셔터음 가운데 NX20의 셔터음이 가장 거부감이 덜해서다.
2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처럼 제품의 '소리'만을 연구하는 직원들이 있다. 무선사업부 UX혁신팀에서 근무하는 10여명의 '사운드 디자이너'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삼성 가전제품 전원을 켜고 끌 때 나오는 소리부터 갤럭시 스마트폰 벨소리 등을 작곡한다. 스마트폰 한대에도 알림음과 통화연결음을 비롯한 수십가지 음원이 들어간다.
서울 서초구 우면동 삼성전자 서울 연구개발(R&D)캠퍼스 내 있는 사운드랩(sound lab)에서 사운드 디자이너들이 제품에 적용되는 음향을 디자인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사운드 디자이너들은 작곡 뿐만 아니라 제작, 녹음, 튜닝까지 다양한 기기들의 소리를 책임진다. 갤럭시S2부터 적용한 벨소리 '오버 더 호라이즌'은 매년 새 스마트폰이 나올 때마다 조금씩 달라진다. 기본 멜로디는 같지만 질리지 않도록 새 버전으로 편곡한다.
삼성전자에는 컬러 디자이너, 임직원의 스트레스를 관리해주는 심리상담사도 근무 중이다. 컬러 디자이너는 수백가지 색상 가운데 개성있으면서도 대량 생산에 적절한 소재를 뽑아낸다.
심리상담사는 서울 우면동 연구개발 캠퍼스를 비롯해 수원, 기흥, 구미 등 전국 주요 사업장에서 임직원들의 직장생활과 개인생활 전반에 대한 상담을 해준다.
LG전자에는 요리사가 근무한다. 이들은 LG전자가 생산하는 주방 가전으로 어떻게 하면 맛있는 요리를 할 수 있는지 연구한다. 예를들어 LG 광파오븐을 이용해 고기를 몇분을 돌려야 알맞게 익는지 최적의 레시피를 알아낸다.
국산 가전제품이 세계 곳곳으로 뻗어나가다보니 현지 입맛에 맞추는 것도 과제다. 중동향 제품은 케밥이나 통닭, 인도향 제품은 '난'을 연구하는 식이다. 이들은 같은 요리도 수십, 수백번씩 반복해 조리해본다.
아울러 LG전자 정수기 개발팀에는 한국수자원공사 자격 시험을 통과한 '물 소믈리에'도 4명 있다. 물 소물리에는 물에 대한 전문 지식을 보유하고 물의 맛과 품질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전문가다.
물 소믈리에는 정수기를 개발하며 물맛이나 냄새, 영양소 등을 확인한다. 또 LG전자 정수기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수질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면 해당 정수기의 물을 분석하고 이상이 없는지를 설명해준다.
LG전자 관계자는 "임직원들이 각 분야에 전문성을 갖추고자 노력하다보니 다양한 자격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겨레 기자 (re97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