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유력 후보 성향 극과극..자금 운용 난항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채권부터 외환까지 월가의 트레이더들이 고민에 빠졌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차기 의장에 오를 유력 후보가 강력한 매파로 꼽히는 존 테일러 스탠포드 대학 교수와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제롬 파월 연준 이사로 압축됐기 때문.
월가 트레이더들 <출처=블룸버그> |
연준이 제로금리 정책 폐지에 이어 4조5000억달러 규모의 대차대조표 축소에 본격 나선 만큼 새로운 수장의 정책 성향은 금리인상 속도부터 자산시장 곳곳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차기 의장 지명을 둘러싸고 워싱턴의 기류에 시장의 시선이 집중된 상황이다.
더 나아가 트레이더들은 장단기 채권을 필두로 실질적인 베팅과 포지션 설정을 놓고 연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월가의 투자은행(IB)은 각 후보에 따른 금융시장의 시나리오를 점치는 데 분주한 움직임이다. TD증권은 보고서를 내고 파월 이사가 차기 연준 의장에 지명될 경우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5bp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테일러 교수가 꼽힐 경우 수익률은 10bp 뛸 것이라는 전망이다.
웰스 파고는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테일러 교수를 선택할 경우 10년물과 2년물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가 단기간에 20bp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외환시장에서도 다양한 예상이 나왔다. 라피키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스티븐 잉글랜더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테일러 교수가 연준에 입성할 때 달러화가 단기간에 3% 뛸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달리 파월 이사가 수장에 오르면 달러화가 0.5% 가량 완만하게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두 명의 유력한 후보를 근간으로 한 시나리오가 크게 엇갈리면서 트레이더들은 곤혹스럽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장 지명 후 의회 통과 과정에 진통이 발생할 경우 금융시장이 혼란이 연장될 것이라는 우려도 번지고 있다.
캔터 피트제럴드의 저스틴 레더러 채권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테일러 교수와 파월 이사 중 누가 지명되는가에 따라 금융시장의 향방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테일러 교수가 선택되면 국채 수익률이 크게 치솟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일러 교수가 옐런 의장의 후임을 맡을 경우 연방기금 금리가 3.74%까지 뛸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장 혼란을 원치 않는 투자자들은 정책 연속성을 기대할 수 있는 후보를 선호하는 모습이다. 옐런 의장에 대한 월가 이코노미스트의 선호도가 높은 것은 이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