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규희 기자] 외고·자사고 폐지를 주장하는 조희연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의 이중적 태도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조 교육감 아들 두 명이 서울시내 외고를 졸업했기 때문에 외고 폐지를 주장할 자격이 없다는 지적이다.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2017 국정감사에 참석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조희연 서울특별시교육감. [뉴시스] |
20일 국회에서 진행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 이 같은 지적이 또다시 제기됐다.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재정·조희연 교육감에게 “부자인 부모로부터 되물림 받는 아이들만 가는 외고, 자사고는 적폐이고 없어져야 할 거라고 하면서 왜 교육감 자식은 모두 외고에 입학시켰나”고 물었다. 이어 “자기 자식들 교육 다 했다고 남의 자식들은 규제해도 된다고 생각하느냐”고 질타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의 장남은 명덕외고를 졸업했고, 차남은 대일외고를 졸업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의 딸은 외고에 입학했다가 일반고로 옮겼다.
이에 “이재정·조희연 교육감을 비롯해 조국 청와대 수석 자녀들은 모두 외고에 입학했고, 문재인 정부 주요 인사 자녀 중 상당수가 강남 8학군 고교를 졸업했다”며 “자식을 외고·자사고 보낸 학부모는 다 적폐인가? 그렇다면 여러분들도 적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백년대계 교육정책을 교육적폐라며 밀어붙이지 말고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며 “전교조 판을 만들어 준 혁신학교 정책으로 저학력 평준화, 논문 표절 등을 양산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인재를 양성하는 외고, 자사고 등의 장점에도 주목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장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교육감 자제분들은 외고로 보내놓고 외고를 귀족학교로 부르면 되겠는가”라며 “그럼 조 교육감은 귀족인가”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조희연 교육감에게 국민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나는 귀족이다’, ‘나는 외고에 보내고 싶어서 보냈다’고 사과하시라”고 말했다.
또 자사고·외고 폐지는 하향평준화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교육문제는 학부모 등과 충분히 논의를 거쳐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학생의 재능과 적성에 맞게 학교 기능을 강화해야지 모두 하향평준화해선 안된다”며 “교육은 백년대계다. 학부모와 교육계와 충분히 상의하고 논의를 거쳐서 어떤 것이 도움이 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아들들이 외고를 졸업한 데에 대해 “공적 문제와 개인의 문제는 다르지만 변명하고 싶지 않다. 제 부덕의 소치”라 밝혔다.
이어 “서울 주요 대학 입시 결과를 분석했을 때 자사고·외고 졸업생 입학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5%의 학생도 중요하지만 나머지 95% 학생들이 기회를 받지 못하고 패배감을 느끼지 않도록 꿈을 꿀 수 있도록 하는게 교육자의 책임이다. 위원들의 지적을 세심히 살펴보고 바꿔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재정 교육감도 “고교 서열화는 모든 고등학생에게 상당한 패배감을 안겨준다”며 “특권을 주는 학교 시스템은 교육계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