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네이버랩스 통해 올해말 레벨4 기술 구현
KT 매출 5000억 목표 선언...SKT 기술 고도화
2035년 300조원 시장 형성, 미래 먹거리 확보 총력
[뉴스핌=정광연 기자]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자율주행차 기술 및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2035년 30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자율주행차 시장 선점을 위해서다. 자율주행차가 ICT 융합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수익 확보의 계기가 될 있다는 전망이다.
현재 미국자동차공학회 자율주행 기준 ‘레벨3’ 수준의 기술을 확보한 네이버(대표 한성숙)는 올해말까지 ‘레벨4’ 단계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레벨3는 운전자가 손을 뜨고 손과 발을 핸들과 페달에 올려놓는 단계로 자율주행시 급작스러운 돌발 변수에는 운전자가 직접 대응해야 하는 수준이다. 반면 레벨4는 운전자가 눈을 감고 손과 발 모두 조작에 대응하지 않는 단계로 모든 돌발 변수에 자율주행 대응이 가능한 수준이다.
네이버는 지난 2월 국토부로부터 IT 업계 최초로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를 받은 이후 지속적으로 도로 테스트 진행중이다. 테스트와 관련된 모든 자료를 기술 보안을 위해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지난 16일 IT 컨퍼런스 ‘DEVIEW 2017’에서 복잡한 도심을 주행하는 자율주행 장면을 공개하기도 했다.
미국자동차공학회 자율주행 기준 ‘레벨3’ 수준의 기술을 확보한 네이버는 올해말까지 ‘레벨4’ 단계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사진=네이버> |
특히 네이버의 경우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네이버랩스(대표 송창현)가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빅데이터, 로보틱스 등 관련 기술을 함께 연구하고 있어 향후 고도화된 자율주행차 구현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에는 델파이 등 글로벌 전장기업들과 함께 이스라엘 기업 이노비즈 테크놀로지스에 6500만 달러를 공동투자하기도 했다. 이노비즈 테크놀로지스는 자율주행차의 핵심 센서인 ‘라이다’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이는 자율주행차 상용화 이후를 대비한 투자로 부품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관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자율주행과 관련된 내용은 모두 기밀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공개는 어렵다”며 “4레벨 달성 이후 보다 자세한 성과 공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에 집중하는 국내 ICT 기업은 네이버 뿐만이 아니다.
KT(황창규)는 최근 메르세데스 벤츠를 포함한 6개국 13개 자동차 브랜드와 협력해 오는 2022년 커넥티드카 사업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으며 SK텔레콤(사장 박정호)는 지난 9월 자체 개발 자율주행차로 서울 만남의 광장부터 수원신갈 나들목(IC)까지 약 26㎞ 경부고속도로 구간 시험주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처럼 주요 ICT 기업들이 자율주행차 기술 및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는 건 높은 시장성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자율주행차 시장은 2015년 30억 달러(3조4000억원) 수준이었지만 2025년 960억 달러(110조원), 2035년에는 2900억 달러(32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자율주행차는 AI와 빅데이터, 머신러닝, 네트워크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이 필요해 ICT 기업들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점도 자동차 사업에 주목하는 이유로 풀이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는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자율주행차는 하드웨어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시장을 누가 장악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자율주행차는 특정 기업이 혼자서 만들 수 있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협력을 통해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다”며 “자동차라는 플랫폼에 얼마나 많은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새로운 수익 확보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