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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행장 분리...‘KB사태’ 완전히 극복했나

기사입력 : 2017년10월12일 10:46

최종수정 : 2017년10월12일 10:46

허인 KB국민은행장 내정자, 세대교체+화합 적임

[뉴스핌=강필성 기자] KB금융그룹이 허인 KB국민은행 영업그룹 대표(부행장)을 차기 은행장으로 내정한 배경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금융이 회장과 행장을 분리한 것은 3년만이다. 지난 2014년 회장과 행장이 갈등을 빚은 ‘KB사태’를 겪은 후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행장을 겸임해왔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윤 회장과 손발을 맞추면서 동시에 KB사태를 재현하지 않을 인물로 허 부행장을 낙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허인 KB국민은행장 내정자. <사진=KB국민은행>

12일 KB금융 등에 따르면 허 부행장은 61년생으로 KB국민은행 부행장 급에서도 박정림 부행장(63년생) 다음으로  젊다. 이홍 이사부행장이 58년생이고 김기헌 부행장이 55년생. 허정수 부행장과 오평섭 부행장 전귀상 부행장 이용덕 부행장이 모두 60년생이다.

특히 지금까지 국민은행이나 주택은행 출신 혹은 아예 외부출신이 행장을 맡아왔던 KB국민은행에서 장기신용은행 출신 행장이 탄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8년 KB국민은행에 흡수된 장기신용은행 출신은 소수파로 분류돼 왔다.

KB금융 이사회가 허 부행장을 차기 행장으로 내정한 것도 이런 배경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세대교체를 주도하면서 동시에 윤 회장과 손발을 맞추는 인사가 필요했다는 것. 윤 회장 역시 외환은행 출신으로 KB국민은행 현직에서 물러났다가 회장으로 복귀한 이례적 인사다.

이사회 입장에서는 지난 2014년 ‘KB사태’를 반복하지 않을 인사를 선임하는 것에 상당한 비중을 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영휘 확대지배구조위원회는 지난달 KB금융 회장 추천 당시 “‘KB사태 이후 회장을 교체하는 일이 있었던 만큼 윤 회장 취임 이후 지배구조 개선 계획을 검토해 지배구조위원회, 경영관리위원회, 경영승계규정 등이 나왔다”고 말한 바 있다.

허 행장은 윤 회장 취임 이후 정비된 내부 경영승계규정으로 선출된 첫 번째 행장 내정자다.

‘KB사태’는 KB금융 입장에서는 악몽 같은 상처다. 지난 2014년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전 KB국민은행장의 갈등에서 비롯됐다. 갈등의 촉발은 전산 시스템 교체의 문제에서 비롯됐지만 실질 배경은 재경부 출신의 임 전 회장과 금융연구원 출신의 이 전 행장의 파워 게임이 있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민영화 이후에도 꾸준히 외부 입김이 작용한 인사가 KB금융 및 KB국민은행 수장으로 임명되면서 회장과 행장의 갈등이 본격화됐다는 것이다.

이 전 행장이 KB금융 경영진의 화합을 위해 만든 템플스테이에서 임 전 회장의 숙소만 별도로 마련됐다는 이유로 자리를 박차고 나간 일화는 유명하다.

이들의 갈등은 금융감독원의 경징계 이후에도 그치지 않고 검찰 고발 사건으로 이어졌다. 결국 금감원은 이례적으로 두 인사에 대한 경징계를 번복하고 중징계를 내리고 주요 인사들이 사임하면서 마무리됐다. 이 사태는 결국 외부 입김에 취약한 KB금융의 구조가 불러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KB사태’ 수습 직후 취임한 윤 회장 입장에서는 이번 행장 선임 과정에서 다시는 ‘KB사태’를 재현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과제가 됐다. 최근 연임이 확정된 윤 회장의 임기가 3년인데 반해 행장의 임기를 2년으로 제한한 것은 이런 윤 회장의 고민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윤 회장을 비롯한 KB금융 이사회는 임기 2년차에 행장의 연임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KB사태’ 이전까지 행장의 임기는 3년이었다. 

허 부행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윤 회장의 철학에 따라 잘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향후 허 부행장이 윤 회장과 어떻게 손발을 맞추고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가 이후 KB금융의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허 부행장은 은행 주요 부서를 두루 거쳐서 실무에 상당히 밝으면서 동시에 소신 있는 인물로 알려지고 있다. 허 부행장은 KB국민은행 사외이사로 구성된 행장추천위원회의 면접을 거쳐 오는 11월 주주총회에서 행장으로 확정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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