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인하 및 연말 경기 개선 기대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 주말 라스 베이거스에서 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졌지만 뉴욕증시의 사상 최고치 행진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
3분기 고점을 높이며 마감한 뉴욕증시는 4분기 역시 최고치 기록을 세우며 출발했다. 다우존스 지수가 세 자릿수의 상승 랠리를 펼쳤고, 헬스케어와 금융 섹터를 주도로 주요 지수가 상승 탄력을 보였다.
월가 트레이더들 <출처=블룸버그> |
2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52.51포인트(0.68%) 상승한 2만2557.60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9.76포인트(0.39%) 오른 2529.12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20.76포인트(0.32%) 뛴 6516.72에 마감했다.
1일 밤 약 60명의 희생자와 500여명의 부상자를 낸 라스 베이거스의 총기 난사 사건에 미국 전역이 경악했지만 뉴욕증시는 출발부터 상승 흐름을 탔다.
경제 지표가 호조를 이뤘고, 3분기를 강세로 마무리한 증시 저변의 에너지가 주가를 추가로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라스 베이거스 사건으로 인해 총기 관련 종목이 강한 랠리를 펼치는 등 증시 전반에 ‘리스크-온’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세금 인하에 대한 기대가 꺾이지 않은 데다 연말 기업 실적 및 실물경기 개선에 대한 낙관론이 투자자들의 매수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스톤 프라이빗 웰스의 로버트 파빌리크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주가 상승을 주도하는 요인은 4분기에 대한 낙관”이라며 “3분기 기업 실적 역시 2분기와 흡사하게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도 지수 상승에 힘을 실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세금인하안이 연내 의회를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지만 투자은행(IB) 업계와 투자자들은 수혜주를 가려 선제적인 대응을 취하는 데 분주한 움직임이다.
총기 관련 종목은 장 초반 약세를 보인 뒤 강하게 상승 반전했다. 아메리칸 아웃도어 브랜즈가 3% 가까이 올랐고, 스텀 루저 앤 코 역시 3% 선에서 상승했다. 비스타 아웃도어 역시 2% 이상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트와 기자회견을 통해 희생자와 가족들을 애도한 한편 범행을 ‘악 그 자체(pure evil)’라며 강하게 비판했지만 총기규제법 개혁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부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하원이 총기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개혁안을 이번 사건에도 밀어붙일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이 밖에 종목별로 제너럴 모터스(GM)가 6년 이내에 20개 차종의 전기차 신차를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한 가운데 4% 급등했다.
쓰리엠과 골드만 삭스(GS)가 각각 1% 이상 오르는 등 블루칩이 강세를 보였고,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은 총기 사건을 악재로 5% 이상 급락했다.
경제 지표는 긍정적이었다. 8월 건설 지출이 0.5% 증가한 1조2100억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0.4%보다 큰 폭으로 개선됐다. 이에 따라 건설 지출은 3개월만에 상승 반전했다.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9월 제조업 지수 역시 60.8을 기록해 13년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58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