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PD수첩 제작진 참고인으로 소환 피해 상황 조사
오전 최승호 PD, 오후 이우환 PD·정재홍 작가 출석
"모든 시나리오 작성자 이명박 전 대통령" 주장
[뉴스핌=황유미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운영한 '방송사 블랙리스트' 핵심 피해자로 꼽히는 MBC 최승호 PD, 이우환 PD와 정재홍 작가가 26일 검찰에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들은 상대로 인사 조치 등 피해 상황에 대해 자세히 조사할 방침이다.
26일 '방송사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하는 MBC 최승호 PD, 이우환 PD, 정재홍 작가(왼쪽부터) [뉴시스, 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날 오후 3시 30분경 세 사람 중 마지막으로 검찰에 나온 정 작가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08년부터 MBC와 PD수첩에 탄압이 가해지고 (직원들이) 쫓겨났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하다가 이 문제가 불거졌지만 이명박 정권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철저한 수사도 당부했다.
그는 이어 "작가들은 2012년 쫓겨나서 방송사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심지어 출입금지 조치까지 됐다"며 "차별행위 정도가 아니라 범죄행위라고 생각한다. 이 전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작가는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 작가로 근무하다가 2012년 해고됐다.
앞서 오후 1시 46분경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이우환 PD 역시 블랙리스트 사건에 있어서 이명박 정부의 책임을 지적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뿐 아니라 박근혜 정부에서도 언론장악 메커니즘이 계속 작동됐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 문제의 최종 책임자라고 국민도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PD는 2014년 10월 세월호 관련 프로그램 제작을 두고 사측과 갈등을 빚다가 비제작부서인 신사업개발센터로 발령받았다. 이 PD는 원래 업무와 무관한 스케이트장 관리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승호 PD는 오전 9시 54분경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PD수첩 제작진이었던 최 PD는 이 전 대통령 집권 시절 4대강 의혹보도를 준비하던 중 비제작 부서로 발령받고 2012년에는 해고됐다. 현재 독립언론 '뉴스타파' 에서 활동 중이다.
최 PD도 검찰 출석하면서 "이 모든 시나리오의 작성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 생각한다"며 "이 전 대통령이 모든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국가정보원 적폐청산TF에 따르면 국정원은 원세훈 전 원장 시절 '방송장악'을 목적으로 MBC, KBS 등 주요 방송사 PD, 기자, 작가 등의 성향을 파악한 문건을 생산했다.
국정원은 이 중 정부에 비판적 성향이 강하다고 분류된 이들에 대해 수뇌부를 통한 인사개입 등 압박 활동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TF조사를 통해 확보한 이 문건을 지난 14일 검찰에 넘기고 수사를 의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