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U/CSU 역대 최저 득표에 대안당(AfD) 부상 '부담'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 주말 독일 총선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예상대로 승리를 거둔 가운데 유로화가 하락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아울러 독일 국채 수익률도 하락,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반영했다.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중도 우파 기독민주당(CDU)과 기독사회당(CSU)가 33%의 득표를 기록, 사상 최저 수준의 지지율을 얻은 데 따른 시장 반응이다.
유로화 <출처=블룸버그> |
25일(현지시각)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0.6% 가량 하락하고 있다. 유로화는 영국 파운드화에 대해서도 0.6%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주말 총선에서 CDU/CSU가 기대만큼 강력한 지지 기반을 구축하지 못한 데다 극우대안당(AfD)이 약 13%에 이르는 표를 얻으면서 50여년래 처음으로 극우세력이 의석을 차지하자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오히려 총선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당장 재정정책이 보수적인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투자자들 사이에 번지고 있다. 여기에 앞으로 메르켈 총리의 연정 구성에 따라 정책의 얼개와 금융시장 파장이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극우대안당은 반이민 정책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어 자칫 프랑스 대선 이후 잠잠해진 유럽의 포퓰리즘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LGC의 아이펙 오즈카데스카야 애널리스트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대안당의 부상이 당장 EU 내부에서 독일의 정책 기조를 크게 바꿔놓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포퓰리즘에 대한 우려가 유로화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유로/달러 환율이 1.20달러 선을 테스트 받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로화가 1.20달러를 뚫고 하락할 경우 5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1866달러 선 역시 위태로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UBS의 마크 헤펠 최고투자책임자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총선 결과로 인해 대연정에 대한 기대가 한풀 꺾이면서 유로화가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며 “하지만 독일자유당(FDP)이 예상보다 높은 표를 얻은 데 따라 유로존 주변국의 재정 기강 확립이 한층 강화되면서 중장기적으로 유로화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 같은 전망이 이날 유로존 국채시장을 쥐락펴락했다. 장중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5bp 가량 떨어지며 0.402%에 거래된 한편 이탈리아와 스페인 10년물 수익률이 완만하게 상승했다.
주변국에 대한 재정 긴축에 대한 압박이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에 투자자들이 관련 채권을 매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마켓워치는 지난 주말 프랑스 상원 선거 결과 역시 이날 유로화를 누르는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에마뉘엘 마크로 대통령의 앙마르슈당이 패배한 데 따른 파장이 유로화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프랑스 상원 선거에서 앙마르슈는 총 348애 의석 가운데 28석을 차지, 선거 이전에 비해 1석 줄어들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