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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 1년] "3만원 맞추려 코스요리 메뉴도 바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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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1차만·2차는 커피 마시기도…명절 선물은 'NO'
"관례와 상식 지키면 돼"…친분 있는 경우엔 다소 느슨해지기도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간담회 장소가 중식집이잖아요? 그러면 보통 코스 요리를 선택하죠. 그런데 코스 요리로 하면 3만원 넘을 수가 있어요. 분위기 띄우려고 맥주 한잔까지 해봐요. 무조건 3만원 넘죠. 어떻게 하냐고요? 코스 요리에서 일부 메뉴를 빼야죠. 비싼 메뉴를 빼는 대신 다른 메뉴로 채워서 3만원을 맞추죠."

정부 부처 대변인실에서 일하는 S사무관의 설명이다. S사무관은 장·차관이 참석하는 각종 간담회를 준비하고 기자들 취재 지원을 한다. 간담회 참석 인원을 파악하고 적절한 식당을 예약하는 게 주요 업무 중 하나다. 

S사무관은 식당을 예약할 때 제일 먼저 가격을 물어본다고 한다. 부정청탁금지법을 어기지 않기 위해서다.

◆ 저녁 회식 빈도 줄어…2차는 술 대신 커피로

지난해 9월 28일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부정청탁금지법)은 정부 세종청사 식사 풍경을 바꿔놓았다. 공무원은 부정청탁금지법을 엄격히 적용받아서다.

가장 큰 변화가 감지되는 때는 저녁 회식 자리다. 회식 빈도가 줄었고 1차만 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아졌다. 모두 부정청탁금지법을 위반하지 않는 수준에서 지키는 것.

중앙부처 L과장은 "저녁때 반주로 1차로 하고 2차는 술 대신 커피 마시고 헤어진다"며 "9~10시 전에는 집으로 간다"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부처 J사무관은 "예전에는 주 1회 국장님이나 과장님이랑 저녁 회식을 했는데 지금은 2~3주에 1번꼴로 한다"라고 말했다.

◆ 명절 선물 확 줄어…한 정부 부처 출입기자단 "마음만 받을게요"

부정청탁금지법은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명절 풍토도 바꾸어 놓았다. 인사치레로 주고받는 명절 선물이 확 줄었다. 5만원 범위 안에서 선물을 줄 수 있지만 '안 주고 안 받는 게 편하다'란 문화가 생기는 것. 

최근 한 정부 부처 출입 기자들은 추석 선물을 받지 않기로 했다. 지난 설 명절 이후로 이번이 두 번째다. 한 통신사 기자는 "출입 기자단에서 명절 선물을 받지 않기로 했다"며 "서로 조심하자는 취지에서 받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이후 첫 명절인 지난 설 연휴기간 백화점 고객이 과일 선물세트를 고르고 있다. <이형석 기자>

명절 선물 준비 부담은 예전보다 확 줄었지만 남모른 고충이 있는 곳도 있다. 농·축·수산물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부처다. 농림축산식품부나 해양수산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이다. 이들 입장에서는 관련 업계 지원을 위해 지역 특산물을 명절 선물로 준비한다. 물론 선물가액은 5만원이 안 넘는다.

한 정부 부처 대변인실 관계자는 "지난 설 명절 때는 화재로 피해를 본 여수 수산시장에서 건어물을 선물로 준비했다"며 "명절을 앞두고 전통시장에 도움을 주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선물을 계속 준비할지는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 친분 쌓이면 다소 느슨해져

부정청탁금지법은 차츰 한국 사회에 녹아들고 있다. 상식과 관례에 어긋나지 않는 수준에서 적정선을 지키자는 풍토가 자리를 잡고 있다. 하지만 도입 첫해와 비교하면 다소 느슨해진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정부 부처 J과장은 "업무로 처음 만났다가 친분이 쌓이는 경우에는 (부정청탁금지법 관련) 긴장을 풀게 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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