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사업, 기존 재고아파트 임대물량 활용해야"
[세종=뉴스핌 이고은 기자] 전세가 없어 보증부 월세로 전환한 무주택자는 평균적으로 전세가격이 1억원 상승한 것과 같은 부담을 지게 된다는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결과가 나왔다.
KDI는 무주택자들의 주거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임대인들이 다양한 수준의 보증금액에서 보증부 월세를 공급할 수 있도록 전세와 월세에 대한 임대소득과세를 일원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아울러 취약계층에 대한 공공적 배려가 부족한 현행 뉴스테이 사업은 신규 건설 임대아파트 공급이 아니라 기존 재고아파트 임대물량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 전세에서 월세로…임대인 우위시장서 임차인은 울며 겨자먹기
<자료=KDI> |
송인호 KDI 연구위원은 20일 '월세비중 확대에 대응한 주택임대정책방향' 보고서를 통해 주택임대시장에서 전세 비중이 지난 2010년 50.3%에서 2016년 39.5%까지 줄었다고 분석했다.
가장 크게 늘어난 주택임대시장은 보증부월세다. 2010년 41.8%였던 보증부월세 비중은 2016년 51.8%로 과반수 이상으로 늘었다.
그러나 전세가 보증부월세로 전환될 경우 임대인이 수익성이 크게 늘고 그만큼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임차인들은 추가적인 전세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하거나 순수전세 물량공급의 부족으로 울며 겨자먹기로 보증부 월세를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재계약 시점에서 전세가 보증부월세로 전환될 경우 평균 보증금액은 1억8000만원으로 이전 계약(1억9000만원)보다 1000만원 낮아지나, 월세는 평균 27만원(연 324만원) 상승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전세가격이 약 1억원 상승한 것과 비슷한 효과다.
반면 재계약 시점에서 전세가 그대로 유지된 경우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1만7000억원에서 2억원으로 3000만원 상승했다.
경기개발연구원의 주거의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임차인이 전세 대신 월세를 선택하는 주요 요인으로 '목돈마련 부담이 적어서'(39.2%), '전셋집이 부족해서'(23.3%)를 지목했다.
◆ "임대소득과세 일원화하고, 뉴스테이 지원은 기존 임대주택 활용해야"
송 KDI 연구위원은 양질의 보증부 월세시장 형성을 위한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임대시장에서 전세와 월사간 주거서비스의 질적 수준의 차이가 커 보증금액의 차이가 상당히 크게 발생하는데, 임차인이 목돈마련 부담 때문에 불이익을 감수하지 않도록 보증금액 수준이 다양한 보증부 월세시장이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전세와 월세에 대한 임대소득과세를 일원화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현행 월세 임대소득과세는 2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적용되고, 전세 임대소득과세는 3주택이상(보증금 3억원 초과)에 적용된다.
송 연구위원은 "현재의 제도 하에서는 2주택 보유자가 임대소득과세를 피하기 위해 월세보다 전세로 주택을 공급하는데, 이를 일원화해 전세와 월세간 균형을 이뤄야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뉴스테이사업은 신규 건설 임대아파트 공급이 아니라 기존 재고 아파트 임대물량을 뉴스테이형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한다고 권고했다.
송 연구위원은 "뉴스테이사업이 민간 건설사에는 정책적 혜택을 제공하나 상대적으로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적 배려가 부족하다"면서 "뉴스테이사업과 유사한 조건(임대기간 8년 및 임대료 상승률 5% 제한)으로 기존 아파트를 보증부 월세로 공급할 경우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