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세원 기자] 11일 오후(한국 시간 12일 오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표결을 앞두고 미국이 대북 제재 수위를 낮춘 최종 수정안을 배포한 가운데, 중국 등 주요 관련국이 어떤 선택을 할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11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대표부는 이날 오후 유엔 표결을 앞두고 대북 제재 결의안 수정안을 15개 안보리 이사국에 배포했다.
수정된 결의안은 북한 정권의 주요 ‘자금줄’인 북한 섬유 제품 수출 금지 등 내용을 그대로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 외 내용은 수정 혹은 삭제됐다.
대북 원유 금수 조치가 삭제된 가운데, 석유 정제 제품의 대북 수출량을 연간 200만배럴로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초안에서는 대북 원유 전면 금수 조치 조항을 포함했으나,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합의점 도출이 어렵자 제재 수위를 낮춘 것으로 해석된다.
그 외 김정은 해외자산 동결 조치는 삭제됐으며, 북한 노동자 해외 파견 금지 및 북한 선박 조사 시 군사력 사용 허용 관련 내용은 초안보다 완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리는 11일 오후 대북 제재 수정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동참할지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특히 중국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중국은 세컨더리 보이콧(제재 대상 국가와 거래하는 제3국 기업 및 금융업체 등에 제재 확대)을 지렛대로 한 미국의 대북 제재 공조 압박을 받고 있다. 이번에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미국이 이를 빌미로 세컨더리 보이콧을 강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 측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이 수정안을 통해 대북 제재 수위를 낮추면서 결의안 채택 가능성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날 오후에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중국 당국의 3대 국영은행 북한 관련 거래 중단 조치 소식을 보도해 중국의 대북 압박 강화 전망에 힘을 실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중국은행, 중국건설은행, 중국농업은행 등 국영은행의 북한 기관 및 개인 거래를 중단시켰다.
한편 중국 내 대북 제재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 6차 북핵 실험 이후 중국 동북 지역 방사능 오염 문제가 대두되는 등 자국민 안전이 위협을 받자 중국인 분노가 커지고 있다.
중국의 한 네티즌은 웨이보(微博)를 통해 “동북 지역 방사능 오염 문제 관련 이상 징후가 없다는 당국 발표가 있긴 했지만 여전히 불안하다”며 “북한은 주변국 국민 안전까지 위협하는 핵실험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이 밖에도 “미국과 북한 싸움에 정작 피해는 주변국이 보고 있다. 북한은 정도껏 해야 한다”, “인류를 위협하는 북한 정권의 독단적 행태가 이미 한계 수위를 넘어섰다. 일정 수준의 대북 제재가 필요하다” 등 비난 섞인 의견이 주를 이뤘다.
[뉴스핌 Newspim] 황세원 기자 (mshwangs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