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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고칠 수 없는 도시재생사업..'속빈 강정' 되나

기사입력 : 2017년09월03일 08:00

최종수정 : 2017년09월03일 19:00

"건축물 대장에 1층으로 나와 있는데 2층인 경우 사업 대상 제외"
서울시, 국토부 노후주택개량사업 집행률 30% 미만

[편집자] 이 기사는 8월 31일 오후 2시04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오찬미 기자] 문재인 정부와 박원순 서울시장의 핵심 도시개발사업인 도시재생사업이 실질적으로 주택을 개량하는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개량 지원대상인 노후주택 가운데 정부나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집을 고친 경우는 20~30%에 머물고 있는 것. 이들 주택이 불법 증개축을 했거나 건축물 대장과 형태가 다른 '불법 주택'인 경우 정부나 지자체의 사업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에 따라 도시재생사업이 골목과 공원 및 텃밭 가꾸기에 한정된 '반쪽짜리 사업'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국가가 국비로 추진하는 도시재생사업에서 노후주택개량사업 추진률은 18%, 2015년부터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추진해 온 '서울형 도시재생' 사업의 노후주택 개량 추진률은 28%에 그쳤다.

'다큐멘터리 3일'에 소개된 창신동 돌산마을. <사진=KBS '다큐멘터리 3일' 제공>

지난해 국토부는 지방자치단체 공모에서 서울, 목포, 순천을 사업 대상지로 선정하고 총 480가구를 주택개량 지원대상으로 지정했지만 지금까지 지원이 이뤄진 주택은 89가구다. 서울을 제외한 목포, 순천 주택개량 사업 집행 실적도 50%를 넘지 못했다.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가꿈주택' 사업도 실적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사업대상지에 50가구를 선정했지만 실제 사업지원이 이뤄진 주택은 창신·숭인(2가구), 상도(1가구), 장위(8가구), 성수(3가구) 총 14가구다. 

주택개량사업이 부진한 이유는 이들 주택이 합법적인 주택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택법상 합법적인 주택이 아닌 경우 도시재생사업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되는데 20년 이상 노후주택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법의 범위를 벗어나 증축이나 개축을 한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건축물 대장이나 등기부 정보와 다른 주택도 불법주택으로 간주된다. 예를 들어 건축물 대장에는 1층으로 나와 있는데 현장에 가보니 2층인 경우에도 불법주택이 돼 사업대상에서 제외된다. 

서울시 도시재생본부 재생정책팀 관계자는 "집 수리 지원을 받으려면 일단 합법적인 건축물이어야 하는데 사업 추진이 가장 빠른 창신·숭인지구를 비롯해 서울 구도심 지역에는 불법 증개축 건축물이 많다"며 "사업을 신청할 때 자기 건물이 불법 증개축 주택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원해 걸러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불법증개축 주택을 도시재생사업 대상에서 빼면 실질적으로 '집'에 대한 유일한 재생사업인 노후주택개량사업은 지원 대상 주택이 크게 줄어든다. 

관계자는 "서울 구도심에 있는 노후주택은 지은 지 20년은 물론 30년을 넘은 주택이 많은데 노후주택 거주자들은 대개 법이나 조례에 위반되는 사실을 모른 채 필요에 따라 증개축을 해왔다"며 "문재인 정부의 중점 도시개발사업인 도시재생사업에서 주택지원이 빠지면 속빈 강정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와 국토부는 지난 2015년부터 지원대상을 합법주택에서 사소한 불법 증개축 주택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관계부처에 특별법 개정을 건의하는 등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사비의 절반을 주택 소유자가 자비로 내야하는 것도 부담으로 꼽힌다. 

시는 최대 1000만원까지 공사비의 50%를 지원해주지만 후불제로 제공한다.

이 때문에 현금이 없는 노후주택 소유자가 주택을 고치려면 융자를 받아야 해 아예 개량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시 주거재생과 관계자는 "주택개량 공사비 자부담이 커 중도에 포기한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오찬미 기자 (ohnew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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