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0명 뛴 이란과 0대0... 기성용 공백 컸다, 흔들린 중원·영혼없는 수비. <사진= 뉴시스> |
[뉴스핌=김용석 기자] 6만여 홈관중 앞에서 승리는 없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피파랭킹 49위)은 8월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랭킹 24위)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A조 최종 예선 9차전에서 0-0 무승부에 그쳤다.
이날 서울 월드컵 경기장은 2013년 10월12일 브라질과의 친선경기(당시 입장 관중 6만 5308명)이후 2번째 6만3142명의 관중이 태극전사들을 응원했지만 승리 소식을 전해주지는 못했다.
한국은 공수를 조율하고 흐름을 지휘하는 기성용의 공백이 절실했다. 무릎 수술 후 재활 중인 기성용은 결장했다. 공격 2선으로 선발 출격한 손흥민은 공수에서 바삐 움직였다. 대표팀 선수들은 젊은 선수 탓인지 구심점이 없어 상대 공격 때에는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였다. 후반 들어 상대 선수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하고도 이란의 강철수비에 막혀 한국은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이란은 굳건한 수비를 펼치며 안정적인 경기를 펴 나갔다. 이미 월드컵 진출에 성공한 이란은 무리하거나 서두르지 않는 플레이를 펼쳤다. 포백을 바탕으로 기회가 왔을 때 기민하게 경제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한국은 부지런히 움직였으나 세밀한 부족과 고질적인 마무리 불안, 기성용 등 구심점 역할을 할 베테랑 선수들의 부재 등으로 애써 만든 기회조차 모두 날렸다. 특히 번번이 불안한 모습을 보인 포백(김진수, 김민재, 김영권, 최철순)은 우리가 잘해서라기보다 이란이 비기기 작전으로 무리하지 않아 그나마 패하지 않았다.
한국은 전반 초반 체력적으로 우세인 이란에 막혀 흐름이 원할하지 않았다. 전반 13분 상대 박스에서 권창훈이 박스 바로 앞 유리한 위치에서 프리킥 찬스를 얻어냈다. 골대 정중앙 약간 왼쪽에서 손흥민이 오른발 슛을 했으나 수비벽에 걸렸다. 손흥민은 이 볼을 다리 사이로 넣으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골은 성공시키지 못했지만 한국은 분위기 반전에 성공해 전열을 가다듬었다. 전반 18분 손흥민이 골대 왼편에서 건네 준 볼을 장현수가 머리를 갖다 됐으나 아깝게 빗나갔다.
전반을 분위기를 끌어 올리며 마쳤으나 후반 초반부터 한국은 다시 전반 초반처럼 밀리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후반 6분 이란 선수의 퇴장 당해 한국은 수적 우위를 갖게 됐다. 이란의 중원을 맡은 에자톨라히가 수비수 김민재와 공중불올 받아내기 위해 함께 떴다. 하지만 에자톨라히는 착지후 발로 머리를 가격하는 보복 행위로 퇴장 당했다. 퇴장후 이란은 포워드를 빼고 수비형 미드필더를 투입, 아예 수비 위주의 작전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후 이란은 한국이 집중력을 보이지 못하자 다시 공격수를 투입, 공세를 강화했다.
손흥민은 상대 수비수들에게 집중 마크를 당하고 잔디 상태가 좋지 않음에도 전반에 이어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홈팀의 체면을 살렸다. 하지만 푹푹 패이는 잔디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손흥민에게는 너무나 낯설었고 볼 컨트롤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은 수적 우위를 살리지 못하고 지리한 시간을 보냈다. 이란의 포백은 상황에 관계없이 굳건했다.
후반 27분 구자철이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신태용 감독은 이재성 대신 196cm 장신 김신욱을 투입, 공격 변화를 꾀했다. 손흥민은 프리킥을 했으나 상대의 단단한 수비에 맞고 나와 무위에 그쳤다.
장현수는 후반 35분 상대 오른편 진영에서 프리킥 찬스를 다시 얻어냈다. 이번에는 권창훈이 골대를 향해 다이렉트 슈팅를 차냈으나 골대 위로 뜨고 말았다.
후반 44분 황희찬 대신 이동국을 투입했다. 베테랑 이동국의 투입 시점은 늦은 감이 있으나 그나마 젊은 선수들을 추스리며 변화를 꾀했다. 이동국은 후반 추가시간 2분 박스 중앙에서 슛을 차냈으나 골대를 벗어났다. 한국은 10명이 싸운 이란을 상대로 유효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한 채 경기를 마감했다.
한편 이날 일본은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이 이끄는 일본 대표팀은 호주를 상대로 2-0으로 승리했다. 일본은 전반 41분 아사노 타쿠마의 선제골과 후반 37분 이데구치 요스케의 골로 승리를 가져왔다.
한국이 수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이란을 꺾지 못했다. <사진= 뉴시스> |
[뉴스핌 Newspim] 김용석 기자 finevie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