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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보다 더 중국 같은’ 한국인들도 찾는 대림동 섞임의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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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간판 찾기 힘든 대림중앙시장
양꼬치·훠궈·취두부 먹을거리부터
중국인 장례전문상조지원센터까지
어둡고 위험? 관광객 유혹하는 핫플

서울 거주 외국인 46만 시대. 서울은 이제 외국어와 외국 음식을 어느 곳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명실상부' 다문화 도시다.

서울 거주 중국인은 최근 3년간 해마다 6000여명씩 늘어 올해 20만명에 육박했다. 일본인은 수십년째 서울시 '이촌동' 한 지역에 꾸준히 모여 살아왔다. 가까운 나라 중국과 일본의 색이 묻어나는 곳으로 들어가봤다.

주민들이 중국 식료품점을 둘러보고 있다. 심하늬 기자

[뉴스핌=심하늬 기자] "여기가 한국이야 중국이야".

지하철 2·7호선 대림역 12번 출구. 역 안부터 한자가 병기된 병원 광고가 보이더니만, 출구를 나서자 중국어 간판으로 가득 찬 '別天地(별천지)'가 펼쳐졌다.

'하얼빈 육연홍창-한국 최초 판매 개시!', '재한중국교민상회', '북경오리구이' 소리내 읽을 수 있는 한글은 드물었다. 근처 휴대폰 판매점은 휴대폰 브랜드와 기종은 물론 '원'이나 '만' 같은 돈과 숫자 단위마저 한자로 표기해놨다.

대림동의 한 휴대폰 판매점. 제조사와 기종은 물론 돈 단위까지 한자로 쓰여 있다. 심하늬 기자

지난달 29일 오후 5시, 대림동 대림중앙시장을 찾았다. '중국인 거리'라는 별칭이 붙은 대림중앙시장은 서울시 내 25개 자치구 중 중국인과 중국 동포가 가장 많이 사는 영등포구(거주 중국 국적자 3만7380명)에 있다.

이 지역 공인중개업소들은 불법 체류자나 미등록 외국인 등을 포함해 주민의 80% 정도가 중국인이나 중국 동포일 것이라 추측한다. 이를 증명하듯 시장에 들어서자 중국어가 한국어보다 더 많이 들렸다.

시장에는 중국 음식이나 식료품을 파는 가게가 빼곡했다. 시장 입구에서부터 중국에서 즐겨 먹는 열매 '꽈리'를 파는 노점상인이 눈에 띄었다.

곳곳에선 중국 향신료 '마라'의 매운 향이 풍겼다. 양꼬치나 훠궈는 물론이고 롱샤(민물 가재), 쏙새우, 취두부, 마라탕 등 중국 현지 음식을 파는 가게가 50m 구간에만 어림잡아 스무 곳은 되어 보였다.

대림동 대림중앙시장에는 간판과 메뉴판을 한자로만 표기한 식당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심하늬 기자

양꼬치에 반해 2012년부터 이곳을 찾았다는 박나리(35·옷가게 운영)씨는 "특유의 향신료 냄새와 시끌시끌한 분위기가 좋아 자주 찾는 편"이라며 "마치 중국 여행 온 듯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 한 단에 천원인 고수를 사고 있던 박소영(25·학생)씨도 "중국에 여러 번 가보았는데 이곳이 중국보다 더 중국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올 초 대림중앙시장을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중국 동포들이 모여 살던 대림동은 어둡고 위험한 동네라는 인식이 있지만, 최근에는 활기찬 분위기의 시장에서 관광객을 끌어들이며 인식을 바꿔나가고 있다.

길에서 팔고 있는 중국 음식. 심하늬 기자

시장에서 샤오룽바오(중국식 만두)를 판매하는 A씨(여·37)는 "예전에는 중국 관광객이 많이 왔었는데 요즘은 국내 관광객이 많아졌다"면서 "방문이 일회성에서 끝나지 않고 지속해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시장 상인회 등이 입주한 지역 문화센터(한우리센터)를 운영하는 김종석 한민족공동체 대표는 대림동을 중국 연변이나 심양 등 웬만한 도시보다 중국 물건이나 음식이 많다고 소개했다. 그는 "중국인들은 장례를 치를 때 가짜 돈을 태우는데, 이곳에서는 그 가짜 돈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전국에 거주하는 중국인들과 중국 동포들이 모두 대림동에 모인다. 결혼, 장례, 동창회 등 모임이나 행사가 모두 대림동에서 치러지기 때문이다.

실제 대림동에는 '중국인 장례 전문'을 내건 상조 지원센터와 '한중 국제 화물 운송'을 담당하는 가게를 비롯해 환전소까지 중국 동포나 중국인들이 생활하기에 필요한 곳들이 빠짐없이 있었다.

시장 안에는 중국식 장례를 치러준다는 상조 회사도 있다. 심하늬 기자

이렇게 중국 현지에 가까운 분위기가 형성되다 보니, 평생 한국에서만 산 지역민들과 중국에서 온 이들이 문화적 차이로 부딪히는 일도 있다. 김종석 대표는 "지역 주민들이 아침마다 공원에서 음악 틀고 체조하는 중국 동포를 이해하지 못하는 등 갈등이 있었지만 서로 배려하며 많이 나아져 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원주민들은 중국 동포나 중국인에 대한 편견을 거둬야 하고, 대림동에 거주하는 중국 동포나 중국인들은 국내 실정에 맞춰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관광객 정모씨(32)는 "맛있는 음식이 많은 활기찬 동네인데 중국이나 동포에 대해 편견을 가진 사람이 많아 안타깝다"면서도 "국내 실정과 달리 식당 내 흡연이 공공연하고, 밤에 길에서 술을 마시고 주사를 부리는 사람들이 있는 분위기가 아쉽다"고 지적했다.

김종석 대표 또한 "중국 동포나 중국인들과 한국에서만 살아온 원주민들은 평생 살아온 것이 다르기 때문에 문화적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쌍방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심하늬 기자 (merongy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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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판 다이소, '와우샵' 초저가 승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이마트가 5000원 이하 초저가 생활용품 편집숍 '와우샵(WOW SHOP)'을 앞세워 다시 한 번 초저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실상 다이소가 독점해온 시장을 정조준한 행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 형태의 '와우샵'을 시범 운영 중이다. 지난 17일 왕십리점에 약 20평 규모로 도입한 데 이어 연말까지 은평점(19일), 자양점(24일), 수성점(31일) 등 총 4개 점포로 확대한다. 와우샵 은평점 전경. [사진=이마트 제공] 와우샵은 전 상품을 1000원·2000원·3000원·4000원·5000원 균일가로 판매하는 것이 핵심이다. 초저가 생활용품 1340여 개 중 64%를 2000원 이하, 86%를 3000원 이하로 구성해 가격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마트는 앞서 2018년 '삐에로쇼핑'을 통해 유사한 초저가 실험에 나섰지만 2년 만에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삐에로쇼핑은 '오프프라이스+초저가'를 콘셉트로 1000원대 상품부터 브랜드 이월 상품까지 혼합 진열하고 미로형 동선과 자극적인 매장 연출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매장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상시 저가 매장인지 할인 전문점인지 소비자 인식이 흐릿했고 대형마트와 분리된 독립 매장 구조로 집객과 회전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점이 한계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와우샵이 삐에로쇼핑과는 다른 출발선에 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와우샵은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으로 운영돼 기존 고객 트래픽을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고 전 상품을 1000원~5000원 균일가로 단순화해 가격 메시지도 명확하다. 무엇보다 이마트 해외 직소싱과 품질 관리 역량을 앞세워 '싼 가격이지만 믿을 수 있는 상품'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려는 전략이 눈에 띈다. 다이소 김포 장기점 매장 전경. [사진=다이소] 이 같은 평가의 배경에는 초저가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성공 공식'이 존재한다는 점도 작용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이소다. 다이소는 균일가, 생활필수품 중심, 언제 방문해도 저렴한 가격이라는 단순한 포지션을 수십 년간 흔들림 없이 유지해왔다. 복잡한 기획이나 과도한 연출 대신 소비자가 기대하는 가격과 품목을 정확히 충족시켰고 전국 단위 점포망을 통해 일상 동선 속 구매를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와우샵의 성패를 가를 관건은 결국 '지속성'이다.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고 상시 초저가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대형마트라는 기존 경쟁력 위에 초저가 포맷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과거 삐에로쇼핑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본다. 와우샵이 단기 실험을 넘어 이마트 매장의 고정 코너로 안착할 경우 초저가 시장의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마트는 올해 들어 와우샵 외에도 4950원 화장품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880원부터 4980원까지 가격을 고정한 '5K프라이스', 노브랜드 확대 등 초저가 실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는 과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소비자가 체감하지 못하는 10원, 100원 차이는 의미가 없으며, 상식 이하 가격으로 팔아야 한다"고 강조해온 가격 철학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중간 가격대는 사라지고 '초저가와 프리미엄만 살아남는다'는 그의 판단이 최근 이마트의 전방위 초저가 전략으로 다시 구현되고 있다는 평가다. mkyo@newspim.com 2025-12-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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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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