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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다가 울다가 생각에 잠긴다…'지구를 지켜라'

기사입력 : 2017년08월31일 09:00

최종수정 : 2017년08월31일 11:00

[뉴스핌=황수정 기자] 웃프다. 신나게 웃다가 정신을 차려보면 심장을 콕콕 파고든다. 이상하게만 보이던 병구에 내 모습이 투영되고, 나중엔 그가 꼭 지구를 지킬 수 있길 응원한다.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한층 업그레이드 된 블랙코미디가 완성됐다.

연극 '지구를 지켜라'(연출 이지나)는 2003년 장준환 감독의 동명영화가 원작이다. 당시 평단으로부터 큰 호평을 받으며 각종 상을 휩쓸었던 문제작. 스크린에서 무대로 옮겨진 '지구를 지켜라'는 2016년 초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올해 다시 한 번 무대에 올랐다.

극중 병구는 세상의 모든 부조리와 불행은 외계인 때문이며 지구가 곧 멸망한다고 믿는다. 그는 안하무인 재벌 3세 강만식이 안드로메다 PK-45 행성의 지구 총사령관이라고 믿고 그를 납치해 지구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이야기는 병구가 강만식을 납치해 외계인을 인정하는 자백을 받아내기 위한 고문 과정에 집중돼 있다.

원작에서 강만식이 성공한 중년 남성이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재벌 3세로 더욱 젊어져 한층 비열해졌다. 병구는 그 반대의 축에 서서 각종 사회 부조리의 피해자가 된다. 비슷한 또래의 극과 극 설정으로 두 사람의 대립이 더욱 극대화 된다. 덕분에 관객들은 이야기에 몰입하는데 더 쉬워졌고, 특히 치열한 현재를 살고 있는 'N포세대' 20~30대의 공감도가 높아졌다.

병구와 강만식은 쉴 틈 없이 빠르게 대사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주장만 나열한다. 돈이면 다 되는 줄 아는 강만식과 그의 정체를 밝히고 지구를 지켜야 하는 병구. 숨 넘어갈 듯 대사를 쏟아내는 배우들의 열연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물론 외계인에 대한 지식, 각종 전문용어들을 늘어놓는 병구의 대사 반은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지만 상관 없다.

단, 병구 본인의 이야기를 할 때는 집중해야 한다. 병구의 삶은 사회 계층 간의 갈등, 아동학대, 학교폭력, 노동인권 등 여러 사회 문제에 그대로 노출돼 왔다. 강만식을 향한 분노는 물론, 현 사회를 비판하고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병구만을 순수하게 사랑하는 순이 또한 순수함을 짓밟는 사회의 희생양. 순이는 강만식의 악을, 병구의 필사적인 행동의 이유를 부각시키는 일종의 장치다.

초연과 달리 이번에는 원형 무대를 통해 배우들의 동선이 더욱 다양화 되고 역동적으로 변했다. 무대를 넓게 쓰고, 객석도 드나들면서 한층 더 관객과 소통하는 느낌을 준다. 앞서 영상 장치를 활용했던 것과 달리 회전문과 음악을 통해 극의 전환을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또 조명을 활용해 강만식의 고문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많은 배우들이 출연하는 원작과 달리 무대 위에는 단 네 명의 배우만 등장한다. 병구, 강만식, 순이, 멀티맨. '병구' 역에는 박영수, 정욱진, 강영석, 샤이니 키가, '강만식' 역에는 허규, 김도빈, 윤소호, '순이' 역에는 김윤지와 최문정, '멀티맨' 역에는 육현욱, 안두호가 캐스팅 됐다. '멀티맨'은 추형사를 비롯해 10명이 넘는 캐릭터를 소화한다.

특히 '멀티맨'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고, 지상과 지하, 서커스단, 공장 등 장소의 이동에서 매우 효과적인 역할을 한다. 이중적인 상황이 매우 빠른 속도로 전개되지만, 무대장치가 간소화된 것 이상으로 배우들의 열연이 시공간 구분을 헷갈림 없이 명확하게 구분짓는다.

연극 '지구를 지켜라'는 14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유효한 원작의 메시지를 살리고 있다. 다소 음울했던 원작과 달리 한층 재기발랄하게 사회적 문제 의식을 전하고 있다. 원작보다 코믹함이 강화됐지만 사회 풍자는 오히려 적나라해졌다. 공연은 오는 10월 22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진행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사진 프로스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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