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8 성적 자신감…비전 2020으로 변신 시도
중국 시장 긴 호흡으로 접근…조직 개편으로 기반
[뉴욕=뉴스핌 최유리 기자]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갤럭시 노트8'을 신뢰 회복의 터닝포인트로 삼고 인공지능(AI) 등으로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23일(현지시간) 고 사장은 미국 뉴욕에 위치한 피에르 호텔에서 한국 언론과 간담회를 갖고 사업 전략을 밝혔다.
우선 고 사장은 갤럭시 노트8을 신뢰 회복의 전환점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노트7 발화 사태 이후 갤럭시 S8 시리즈와 노트FE(노트7 미개봉 제품과 미사용 부품을 활용해 재조립한 제품)로 안전성을 증명한 만큼 자신감이 붙었다는 얘기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사진=삼성전자> |
고 사장은 "노트7 발화 사태가 오는 9월로 딱 1년을 맞는다"면서 "노트 고객들에게 '삼성전자가 그래도 1년 만에 돌아왔구나'라는 신뢰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많이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발화 이슈를 털어낸 만큼 노트8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노트 이용자들은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노트5의 연간 판매량 기록(1100만대)보다 나은 성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이용자 5000명을 조사한 결과 노트 시리즈에 대한 충성도가 다른 스마트폰 이용자들보다 높았다. 노트 이용자의 85%가 제품을 다른 사람에게 추천했고, 74%가 최고의 스마트폰으로 꼽았다.
신뢰 회복을 통해 혁신을 이어가겠다는 향후 비전도 밝혔다.
그는 "노트7 사태로 가장 우려했던 부분은 개발자들이 새로운 혁신에 도전하기를 주저하게 되는 것"이라며 "스마트폰과 관련된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 사장이 내세운 것은 '비전 2020'이다. 지난 5월 임원들이 모여 중장기 성장 전략을 공유한 결과, 여러 실험들이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AI 비서 '빅스비'의 진화나, AI 스피커 개발이 그 일환이다.
고 사장은 "빅스비 보이스 영어 버전에 이어 중국어 서비스를 몇 달 안에 지원하게 될 것"이라며 "TV에 빅스비를 지원하는 등 추가적인 부분에서 우선순위를 조정하면서 시간이 조금 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스피커에 관해선 1년 안에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큰 그림을 갖고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이며 여러 파트너들과 전략적인 협업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고 사장은 "2020년에는 5G 등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사업 기회가 열릴 것"면서 "특히 삼성전자는 휴대폰뿐 아니라 여러 전자기기를 파는 종합 전자 기업으로 차별화된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사진=삼성전자> |
현지 업체 성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시장에 대한 전략도 빼놓지 않았다. 조직 개편으로 기반을 다진 만큼 긴 호흡으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중국법인 무선사업부 사령탑을 권계현 부사장으로 전격 교체했다. 이어 중국 7개 지사에서 관리했던 32개 지역을 통폐합하고, 베이징 법인이 22개 지역으로 다시 나눠 영업망을 관리하기로 조직을 개편했다.
고 사장은 "지난 4~5달 동안 한 번도 빼놓지 않고 매달 중국에 가보니 그 동안 시장을 너무 몰랐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당장은 점유율 회복이 힘들겠지만 유통망, 조직 개편 등으로 현지 거래선들에게 긍정적인 신호가 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는 경영 환경에 대한 어려움도 털어놨다.
그는 "새롭고 어려운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무선사업부를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해당 사업 만큼은 미래 준비에 절대 소홀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