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진영 기자] 비올리스트 김남중이 22일 병탄 조약일을 맞아 아픈 과거를 음악으로 되새긴다.
서울시는 22일,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함께 한국통감관저터에서 국치의 현장을 답사하는 행사를 연다.
1910년 8월 22일, 일본은 대한제국을 식민지로 만들기 위해 강제로 한일병합조약을 체결했다. 당시 총리대신 이완용과 통감 데라우치 마사다케는 통감부 관저에서 주권을 침탈하는 조약을 맺었다.
그간 서울시는 일제강점기 통감부 관저를 중심으로 일본인 거주지가 형성됐던 남산을 시민에게 되돌려 주자는 취지로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을 실시했다. 남산의 숨은 역사를 조사해 온 서울시는 2018년 8월까지 남산 역사탐방로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번 행사는 역사탐방로 조성 계획 수립의 일환으로 열린다.
독립유공자와 후손들을 위한 오마주
이날 행사는 트럼펫과 비올라의 따뜻한 선율로 장식될 예정이다. 트럼피터 성재창(충남대 교수)은 ‘애국가’로 슬픔을 노래하고, 비올리스트 김남중은 비외탕의 비올라 독주를 위한 카프리치오 Op. 55를 통해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파가니니를 위한 오마주’란 부제가 붙은 이 곡은 비외탕이 런던에서 만난 파가니니에게 영감을 받아 작곡한 작품이다.
김남중은 “이 곡은 비외탕이 파가니니를 경외하는 마음으로 만든 작품이다. 파가니니의 음악적 행보를 뒤따르겠다는 존경의 마음이 담겨있다.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독립운동가들의 뜻깊은 걸음을 기억하자는 의미를 담아 이 곡을 선정했다. 나라를 빼앗긴 한을 안고 가신 분들의 설움을 음악으로 위로하고 싶다”고 밝혔다.
연주가 끝난 후에는 국치길을 답사한 뒤 조선신궁터에서 행사가 종료된다. 이번 행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비롯해 김구, 이회영, 윤봉길, 백정기, 장준하 등 조국을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 후손 약 30여 명도 참석한다. 서울시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을 담당하는 서해성 감독이 해설자로 함께한다.
음악으로 희망을 전하는, 비올리스트 김남중
김남중은 클래식 음악이 많은 사람에게 치유의 힘이 되어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2005년부터 약 9년간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아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했다. 2014년에는 뉴욕 카네기홀, 2015년에는 베를린 필하모닉홀에서 독주회를 개최하며 다양한 해외 무대에서 활약해왔다. 비올라 최초로 뉴욕 유엔본부 ‘썸머 유스 어셈블리(Summer Youth Assembly)’ 유엔청소년회의 ‘평화와 희망 콘서트(Peace and Hope Concert)’ 공연에 초청되기도 했다.
2016년 8월에는 음악으로 국제 평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6 유엔 국제 평화기여 예술가상(Global Artist for World Peace at UN)’을 수상했다. 지난 7월에는 2년 만에 국내 리사이틀을 개최하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사진=엔클래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