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홍 "가맹점주는 프로..사업자로서 의식 미흡" 주장
[뉴스핌=장봄이 기자] 프랜차이즈 업계의 혁신방안을 책임진 최영홍 고려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가 갑질논란의 책임을 점주들에게 떠넘기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최 교수는 10일 서울 서초구 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프랜차이즈 업계의 갑질 논란과 관련 "프랜차이즈는 많은 사람들이 창업할 수 있고 순기능이 많은데 한국 사회에서 좋은 평가보다 비난의 대상·이상한 방식이라는 나쁜 인식이 있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나 사업자 등의 (프랜차이즈사업에 대한) 인식이 미성숙한 상황이기 때문"이라며 점주들에게 화살을 돌렸다.
최근 불거진 프랜차이즈 갑질 논란이 대부분 오너와 본사에 의해 저질러진 것으로 드러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애궂은 점주들에게 책임을 전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이날 간담회에서 일부 기자들은 "(점주들에게 책임을 돌리면서)본사와 가맹점의 신뢰 관계를 어떻게 형성하겠다는 것이냐", "결과적으로 점주들은 위원회 구성에 빠져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최 교수는 프랜차이즈협회가 불공정거래관행 근절 등 혁신을 위해 발족한 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날 9명의 위원을 선임한 혁신위는 가맹사업 불공정관행근절 대책 6대 과제와 국회에 상정된 33개 가맹사업법개정안 등 프랜차이즈 관련 현안에 대한 상생혁신안을 마련해 오는 10월 공정위에 제출하게 된다.
최 교수는 "가맹점주도 아마추어가 아닌 사업자라는 정식 명칭으로 프로 세계에 뛰어드는 건데, 사업자로서 인식이 미흡하고 가맹본부에 의존적인 부분이 있다"고도 했다.
최영홍 프랜차이즈 혁신위원회 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가맹본부에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급격한 경제 성장으로 경제는 세계 10위권으로 커졌는데 그걸 뒷받침하는 법적 계약 등은 속도가 늦다보니 괴리가 있는 것"이라며 "본부는 본부대로 법을 어기거나 지나치게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미숙한 점주들에게 부당 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너리스크 보상 문제와 관련해선 법적인 문제임을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현재 가맹점이 피해 입은 것에 대해 법원에 배상을 요구하면 어떤 판결이 나올지 모호한 상황"이라며 "수많은 가맹점주가 요구할 경우 본사가 파산에 이를 수도 있다. 법적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필수물품 비용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로열티가 추가된다는 우려에는 "우리나라는 필수물품이 아닌 것을 그렇게 부르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선진국의 경우에는 고유한 노하우 외에는 필수물품이라는 명칭으로 공급하는 일이 없다. 그게 저희의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또 '점주 대표 등이 포함되지 않아 현장감이 부족할 것 같다'는 지적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는데 거절 당했다. 애로사항은 본사에서도 알고 있고, 제가 분쟁조정위 위원장을 했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최근 여러 문제와 이슈가 불거져 자신이 위원장을 맡는 것이 합당한가 고민을 했으나, 이런 기회에 바른 프랜차이즈의 길이 무엇인가를 알리면 좋겠다고 생각해 결심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장봄이 기자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