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도 달러대비 강세 흐름
[뉴스핌=김성수 기자] 미국 달러화 가치가 올 들어 유로대비 두 자릿수 빠지면서 2년래 최저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달러가 앞으로도 추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1일 주요국 통화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전일대비 0.27% 하락한 94.050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11개월래 최저 수준이다. 유로대비 달러 가치는 올 들어 10% 하락했다.
최근 5년간 달러지수 추이 <사진=블룸버그> |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올 가을 자산매입 축소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혀 유로 값이 급등한 영향이다.
드라기 총재는 전날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선제 지침에 변화를 주지 말자는 점과, 변화를 위한 논의의 시점을 구체적으로 설정하지 말자는 점에 대해 모두 만장일치로 동의했다"며 "다시 말해, 우리의 논의는 가을께 진행하자는 점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ECB의 통화정책회의가 오는 9월 초와 10월 말에 열린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르면 9월에 ECB가 테이퍼링 관련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월가 유수 프라이빗 뱅크인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마크 챈들러 채권 전략 부문 책임자는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드라기 총재가 시점을 정확히 말하지는 않았지만 9월에 테이퍼링 결정이 날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도 그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달러는 약세 요인이 산적해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저물가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작년 대선 당시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스캔들이 벌어진 탓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1호 법안인 '트럼프케어'도 상원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주 표결에 부치려던 트럼프케어 상원안은 공화당 내 반대표로 이틀 전 무산됐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 |
로버트 신체 애머스트 피어폰트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미국에 당분간은 아무 변화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로 인식하고 이를 달러 가치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챈들러는 "달러 약세를 저지해줄 만한 재료가 없다"며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사실상 전혀 중요한 이벤트가 아니며, 9월 ECB와 연준의 행보를 준비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7월 FOMC 회의는 오는 25~26일 열린다.
한편 최근의 달러 약세로 인해 위안화 역시 달러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환율을 6.7415위안으로 고시했다. 작년 10월 후 고시환율 기준 위안화 가치가 가장 높아진 것이다.
중국 수출지표가 양호하게 나오는 등 경기가 호전되고 있다는 재료가 나온 영향이다. 패트릭 베닛 CIBC 외환 전략가는 "6월 무역 지표는 수출과 수입 모두 증가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었다"며 "위안화가 현 수준보다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크레디트스위스는 달러/위안 환율의 3개월 후 전망치로 6.75위안, 12개월 후 전망치로 6.94위안을 제시했으며, 달러 값이 이보다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