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아파트 단지, 1만8885가구 재건축 이주 예정
[뉴스핌=김지유 기자] 서울 강남4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에서 재건축 이주에 따른 '전세난'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세수요가 급증해 전세가격은 오르고 매물은 찾기 힘들다. 조만간 이주를 앞둔 수요자들도 옮길 거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18일 주택·건설 업계에 따르면 오는 7~8월 재건축 이주를 앞둔 강동구 둔촌주공, 고덕주공6단지와 강남구 개포주공4단지 근처 단지에서는 전세매물이 부족해 시세가 급등하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사업시행 인가를 받은 강남4구 아파트 단지들은 총 10곳(1만8885가구)이다. 이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주민 이주단계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우선 강동구에서 둔촌주공1~4단지(5930가구)가 오는 20일부터 본격적으로 이주를 시작한다.
둔촌주공이 이주를 앞두면서 근처 단지들은 극심한 전세매물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전세가격은 고공행진 중이다.
둔촌주공과 가까운 송파구 올림픽선수촌기자촌은 34평 기준 전세가격이 6억~7억원을 웃돌고 있다. 최근 2~3개월 사이 1억원 정도 올랐다. 강동구 성내동 삼성아파트, 신성아파트, 코오롱아파트를 비롯한 소규모 단지는 30평대 기준 4억5000만~5억5000만원에 전세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둔촌주공 인근 A공인중개사는 "둔촌주공 근처 지역에는 전세매물 자체가 없어서 전세가격이 계속 오르는 추세"라며 "둔촌주공 주민들이 2~3개월 전부터 적절한 전세 매물을 찾기 위해 문의가 많이 오고 있는데 이주를 3일 앞둔 지금도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구에서는 고덕주공6단지(880가구)도 관리처분 인가를 끝내고 오는 8월 정도 이주를 앞두고 있다. 길동 신동아 1·2차(972가구)도 올해 연내 이주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고덕주공1단지를 재건축한 고덕아이파크, 길동 삼익파크를 비롯한 단지들은 최근 전세가격이 1000만~2500만원 올랐다. 고덕아이파크는 40평대 전세가격이 7억5000만원, 길동 삼익파크는 20평이 2억9000만원 수준이다.
강남구에서는 오는 8월 16일부터 이주를 앞두고 있는 개포주공4단지(2840가구)가 대표적이다.
개포주공4단지 거주자 중에는 올해 연내 이주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개포주공1단지(4050가구)에 매물을 찾는 경우가 많다.
근처 고층아파트는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드물기 때문이다. 특히 임대료가 재건축 이주가 임박했던 개포주공4단지에 비해 근처 아파트 시세가 너무 비싼 것도 문제다.
개포주공 1단지는 11평 기준 보증금 1000만원, 월세 45만~50만원 수준이다. 전세가격은 13평 기준 1억~1억2000만원을 형성하고 있다.
개포주공4단지 인근 B공인중개사는 "재건축 이주를 앞두고 개포주공4단지에 싼 가격으로 거주하던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근처에서는 (이주를 앞두고 있지만 개포주공4단지 보다 아직 시한이 남아 있는)개포주공1단지밖에 갈 만한 곳이 없고, 문제는 1단지 자체도 매물이 없다"며 "주변 고층아파트의 경우 이미 일부가 이주해 매물이 없기 때문에 다들 서울 외곽으로 가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480가구), 청담동 삼익(888가구)가 올해 하반기부터 이주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단지들이다.
서초구에서는 잠원동 우성아파트(408가구), 방배동 경남아파트(450가구), 서초동 신동아 1·2차아파트(997가구)가 올해 연내 이주를 시작할 만한 단지들로 꼽힌다.
재건축 사업 단계는 사업승인 뒤 이주까지 평균적으로 1년 정도 소요된다. 사업을 승인 받고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할 때까지 평균적으로 6~8개월이 걸린다. 이후 관리처분 인가를 받고 사업에 따라 주민들이 이주하는 단계까지는 평균 3~6개월이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