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시장으로 파장 확산 주시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 주식펀드가 3월 이후 첫 자금 순유출을 기록한 한편 채권펀드의 자금 유입 규모가 대폭 줄어들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할 움직임을 보이자 투자자들 사이에 경계감이 번지는 모습이다.
유럽 증시 시세판 <사진=블룸버그> |
7일(현지시간) 시장조사 업체 EPFR 글로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한 주 사이 유럽 주식펀드에서 4억8000만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유럽 주식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된 것은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2015년 말 이후 최장기 자금 유입이 종료된 셈이다.
채권펀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같은 기간 유럽 채권펀드는 200만달러의 자금 유입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주 14억달러에서 급감한 수치다.
최근 추세가 지속될 경우 10주 연속 이어진 ‘사자’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이 유럽 펀드에서 발을 빼기 시작한 것은 ECB의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이 종료될 것이라는 관측이 번진 결과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존 경제의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해소됐다는 진단을 내렸고, 이는투자자들 사이에 이른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대한 관측을 부추겼다.
연초 유럽 주식시장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사자’는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 좌파 후보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가 패배하면서 한층 가속화됐다.
유로존의 경기 향상이 지표에서 확인된 데다 정치 리스크가 한풀 꺾이면서 연초 이후 관련 펀드의 자금 유입액이 220억달러를 상회, 지난해 1000억달러 유출에서 커다란 반전을 이뤘다.
하지만 상황은 ECB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종료 수순으로 접어들었다는 의견이 힘을 얻으면서 급랭하고 있다.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기 레바스 채권 전략가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자산 가격을 띄웠던 QE가 종료되면서 하락 압박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장이 미국 국채시장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피터 부크바 린지그룹 애널리스트는 FT와 인터뷰에서 “미국 국채의 가장 커다란 리스크는 성장률이나 인플레이션의 상승이 아니라 유럽 채권시장의 투매”라고 강조했다.
독일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56%까지 상승, 한 주 사이 9bp 상승하며 2016년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프랑스와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각각 9bp와 13bp 뛰었다.
한편 미국 채권펀드는 저항력을 보이고 있다. 지난 주 관련 펀드로 24억달러의 자금이 밀려들며 16주 연속 유입을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