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가진 첫 정상회담에서 한편으로는 '위대한 총리'라고 추켜세우면서 우호적인 태도를 취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강도 높은 통상 압박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수출장벽을 낮출 것을 요구했다.
이날 백악관에서 모디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미국과 인도는 공정하고 상호 호혜적인 무역관계를 가져야 한다"며 "인도는 미국 제품에 대한 무역장벽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인도 총리 모디 트위터> |
미국은 지난해 인도와의 무역에서 244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050억달러(약119조원)의 무역적자를 기록했지만 인도는 미국과의 무역에서는 큰 폭의 흑자를 낸 것이다.
모디 총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우리의 협력관계에 새로운 국면을 더해주고 있다"면서도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정책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최우선주의(America First)'와 양립할 수 있다"고 긍정론을 폈다. 모디는 이어 "양국이 서로의 발전, 성장, 번영에 이익이 된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모디는 트럼프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의 전문직 단기취업비자인 H-1B 프로그램을 계속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는 H-1B 비자 프로그램의 가장 큰 수혜자였다. 미국이 발급하는 H-1B 비자의 70% 정도는 인도인의 정보기술(IT) 인력들에게 돌아갔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IT기업들이 H-1B 비자를 이용해 미국의 일자리를 값싼 외국인 인력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트럼프는 지난 4월 18일 미국 기업들의 외국인 인력 채용을 보다 더 엄격하게 심사하는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런 정책은 미국 대기업들의 아웃소싱 업무를 맡아 하고 있는 인도기업들과 미국에 진출해 있는 인도 IT 인력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양국 정상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비자문제와 관련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