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위험 상존.. 은행 달러 단기자금 의존 문제"
"인플레·자금압박·소비-투자부진·보호무역 4대 위험"
[뉴스핌=이영기 기자] 국제결제은행(BIS)이 탈세계화와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이 지속적인 세계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이라고 경고했다. 더불어 오랜 기간 돈을 풀어 부양한 결과 통화정책이 매우 수용적(highly accommodative)이라면서, 각국 중앙은행에 금리인상을 앞당길 것을 권고했다.
25일(현지시각) BIS는 제87차 연차보고서를 내고 "보호주의 확산과 맞물리는 탈세계화가 지속적인 글로벌 성장을 가로막는 주요 도전"이라고 경고했다.
연차보고서는 "탈세계화는 기술 혁신에서 발을 빼는 것처럼 무모한 짓"이라고 우려했다. 또 "보호주의 확산은 세계화에 대한 사회-정치적 반발 확산에서 상당 부분 비롯되는 것"이라면서 "(보호주의 확산이 부정적으로) 무역과 긴밀하게 맞물리는 상황에서, 우선으로 투자가 충격받는다"고 강조했다.
BIS는 세계경제 성장 속도가 곧 장기적 평균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고, 소비자와 생산자가 지불하는 가격의 상승률인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의 목표치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에 정책 입안자들은 경제전망을 높이고 저금리 기조의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되돌리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높은 부채수준과 낮은 생산성, 정책실효성 약화에 따른 위험성이 남아있는 만큼 매우 신중하게 접근할 필용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BIS는 중기 관점에서 ▲갑작스런 인플레이션 ▲보호무역주의 ▲금융사이클의 수축국면과 연관된 재정 부담 ▲민간소비 투자 부진 등 4대 위험요인을 꼽았다.
우선 갑작스런 인플레이션이다. 금리인상을 압박하고 성장세를 꺾을 정도의 갑작스런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주목은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신현송 이코노미스트는 "주요국이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놀랄 정도로 인플레이션과 임금인상률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첫 번째 시나리오의 발생 가능성을 낮게 봤다.
BIS는 이어 금융시장의 최근 안도감에도 일침을 가했다. BIS는 초저금리가 장기적으로 유지되는 데 따른 후유증을 지난 몇 년 간 꾸준히 경고해왔다. 보고서는 시장 변동성은 낮지만, 정치적 리스크는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시장 관심의 초점이 통화 정책에서 정치적 이벤트로 옮겨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다한 채무, 낮은 생산성, 그리고 유사시 정책 당국이 대응할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든 것이 "위험한 삼위일체"라고 우려했다.
클라우디오 보리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회견에서 "하드 데이터(실물경제 지표)는 개선됐지만, 소프트 데이터(경제심리 지표)는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경제 심리가 왜 이렇게 크게 흔들리는지에 의문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