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내년 3월말까지로 연장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몇몇 비(非)OPEC 국가들간의 감산 합의가 내년 중에 파기될 것이란 예상이 나와 주목된다. 현재 유가는 오히려 하락세에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이 예상보다 많은 데다 기존의 재고 물량 또한 막대한 영향이다.
지난 22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0.40달러 오른 배럴당 42.93달러였다. 전날 10개월 최저치 42.13달러 기록 때 하락폭 0.98달러를 회복하지는 못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셰일업체들이 생산량 확대 계획을 늦추거나,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을 확대하지 않는 이상 유가 하락세는 방향을 바꾸기가 어려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ING은행 원자재 전략가 워런 패터슨은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OPEC에 좋은 소식이 아니다"라며 "비OPEC 공급이 수요보다 더 강력해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OPEC이 추가 감산 혹은 재연장을 필요로 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런 맥락에서 OPEC의 감산 협약은 내년 중으로 파기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와 눈길을 끈다.
맥쿼리의 유럽 원유 및 천연가스 리서치담당 대표 이언 리드 대표는 CNBC뉴스와 인터뷰에서 "OPEC와 일부 비OPEC 산유국들은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다"며 "OPEC이 주도하는 감산 합의는 내년 3월말 종료 시점 이후에는 계속 유지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드는 "이 합의가 깨질 경우 내년 원유 시장에선 엄청난 양의 원유 공급이 초과로 이뤄질 것"이라며 "국제 유가를 끌어 올리려는 OPEC의 노력도 무위로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셰일오일은 불과 몇 개월전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보다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이 때문에 OPEC의 감산 노력 마저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이다.
리드 대표는 앞서 서구권 투자은행들 가운데 가장 먼저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이하까지 떨어질 것으로 점친 바 있으며 2019년까지도 유가가 의미있는 반등을 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