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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양진영 기자] '경연 전문가' 황치열이 본인의 목소리와 음악으로 대중을 찾아왔다. 10년 무명의 내공을 담되, 과도한 힘은 뺐다. 황치열의 곡 '매일 듣는 노래'를 매일 듣게 하겠다는 포부다.
황치열은 미니 1집 'BE ORDINARY(비 오디너리)' 발매를 앞두고 인터뷰에서 음악을 준비한 과정과 얻고싶은 것들을 얘기했다. 음악 경연이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익숙한 얼굴이라 가수라는 것을 잠시 잊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무엇보다 '황치열의 음악'에 자신감이 느껴졌다.
"저도 곡을 쓰다보니 약간 주관적으로 되는 경향이 있어서 타이틀 선정에는 참여하지 않았어요. 스태프들과 젊은 층을 위주로 모니터를 부탁드렸죠. 녹음해놓은 곡 중에 선정된 게 '매일 듣는 노래'예요. '같이 가자'나 자작곡 '사랑 그 한 마디'도 있어서 타이틀 후보 세개 중 하나였는데, 저한텐 세 곡 다 좋아요."
대중적인 멜로디의 발라드지만 그간 황치열의 무대에서 늘 만날 수 있었던 터지는 '한 방'은 없다. 자연스럽고 편안하면서도 물 흐르듯이 들을 수 있는 노래. 황치열은 그 부분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썼다고 고백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황치열을 스타로 만들어준 건 모든 힘을 쏟아낸 경연이었지만, 가수 황치열을 위해서는 좀 더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목소리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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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찾아듣는 음악과 경연의 라이브는 차이가 있죠. 경연에서는 비주얼 요소를 빼놓을 수 없어요. 반면 음원은 듣는 데만 집중이 되니까 너무 과하면 피로할 수 있어요. 그래서 오버하는 느낌을 많이 뺐죠. 들을 때 매력적으로 들릴 수 있는 추억을 건들 수 있는 곡을 하고 싶었어요. 잊었던 것들을 떠올릴 수 있는, 감성을 소환하는 노래를 하자 했죠. 곡을 받아서 고를 때 정말 좋지만 나한테 어울리는 것도 많았어요. 다 양보하고 배제했고 제 색깔에서 최선이 무엇인지 많이 고민하고 준비했어요."
황치열이 가수로서 앨범을 처음 낸 것은 아니다. 10년 전 무명 시절에도 낸 곡들이 있었지만, 그가 싱글보다는 미니 혹은 정규 앨범을 준비해야 했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는 "배우들 사이에 가수가 껴서 콘서트를 하는데 제 곡이 없더라"고 아쉬웠던 경험을 털어놨다.
"지난해 이맘 때 합동 콘서트가 있었어요. 이민호, 박해진, 김수현 씨 등과 함께 했는데 제가 꼈다는 것만으로도 감개무량했죠. 그런데 '나는 가수다'에서 불렀던 곡을 편곡해 무대에 올라야 했어요. 다른 분들은 배우고 저는 가수인데, 제 곡을 불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때부터 겨울 쯤에 앨범을 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신중을 기하다보니 계속 시기가 미뤄졌지만요."
처음으로 황치열은 이번 앨범에 자작곡도 수록했다. '사랑 그 한 마디'를 원티드 전성환과 함께 작업한 그는 "작년에 함께 편곡한 곡이 '나가수'에서 1위 했다"고 둘의 인연을 소개했다. 그리곤 "저에게 가장 많이 기대하는 음악인 정통 발라드를 써봤다"고 작업 계기를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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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둘이 한 작업이 좋은 성과를 얻게 돼서 또 한번 함께했죠. 제가 관심을 받게 된 첫 곡이 '고해'라는 정통 발라드였는데 내가 곡을 쓴다면 이런 곡을 들려줘야겠다 생각했어요. 요즘은 가사들이 트렌디하고 직설적이고 나열된 느낌이 크잖아요. 정통 발라드에서는 좀 중의적이고 함축적인 가사가 많아서 그게 좋아보였죠. 물론 힘들게 썼어요. 하하. 많은 분들이 생각하기에 황치열에게 잘 어울리는 곡이기를 바라고 있죠."
특히 황치열은 2015년부터 급작스레(?) 빛을 본 가수다. 달라진 경제력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그는 "예전에는 요플레를 못사먹었다. 지금은 요플레를 많이 사먹는다"고 말하며 웃음을 줬다. 그리곤 "지금은 뚜껑에 있는 것도 살짝만 먹는다"면서 여유로워진 일상을 짐작케했다.
"개인적으로 달라진 건, 차가 생겼다는 거. 예전엔 스쿠터 타고 다니면서 정말 많은 일을 했어요. 그때 가장 힘들었던 게 비오고 눈 오는 거였는데 지금은 차 안에 있으니 너무 편하고 좋더라고요. 수입은 부모님한테 다 드려서 다른 건 많이 다르게 느껴지지 않아요."
어엿한 솔로 가수로 첫 번째 같은 두 번째 도약을 하는 황치열. 그가 지금 가장 바라는 건 모든 뮤지션들의 꿈인 단독 콘서트였다. 드디어 24일, 25일 올림픽홀에서 첫 콘서트를 앞둔 황치열. 어려운 시절이 길었던 만큼, 또 유명세를 타고난 후 자신의 음악을 하기까지도 시간이 걸린 만큼 그 갈증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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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온 앨범이 황치열 음원의 첫 편이고 계속해서 여기에 곡들이 쌓여가겠죠? 발라드 뿐만 아니라 신나는 곡들도 넣어서 지루하지 않게 좋은 공연을 하고 싶어요. 나중에 자리를 좀 잡으면 화려한 퍼포먼스가 곁들여진 무대를 이벤트도 해보고요. 9년 동안 못했던 것들을 다 해보고 싶은 마음이죠. 콘서트는 저란 사람의 모든 걸 놓치고 싶어하지 않는 분들이 찾아주시는 무대잖아요. 그것만큼 영광스러운 자리는 없을 것 같아요."
끝으로 황치열은 '발전하는 가수'를 목표로 언급하며 과하지 않은, 괜찮은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바람을 얘기했다. 유명세를 탄 후 반짝 스타가 되기보다, 대중의 일상에 머무르는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는, 어쩌면 뮤지션으로서는 꽤 당연한 포부였다.
"좋은 성과를 내고 나서 더 과해지지 않고, 발전하는 가수로 봐주시면 감사하죠. 제 음악 들으시고 '제 자리 찾아가네'라고 해주시면 좋겠어요. 2년 전에 경연 프로그램 하면서 '치열 씨 그 근성 자체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고 도음이 된다. 희망이 된다'는 메시지를 많이 받았어요. 이 노래도 듣고 그렇게 느끼셨으면 해요. 저도 여기까지 오는데 정말 오래 걸렸지만, 힘들어도 성실하게 자기 길을 걸어가는구나. 그렇게 봐주셨으면 해요."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사진=HOW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