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세혁 기자]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영화 ‘워 머신’이 26일 국내에 개봉한다.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전쟁 뒷처리를 맡게 된 4성 장군의 역경 스토리 '워 머신'은 2013년 사망한 롤링스톤지 기자 마이클 헤이스팅스의 책 ‘오퍼레이터스(The Operators)’가 원작이다.
브래드 피트가 주인공 글렌 맥마흔 장군을 맡은 ‘워 머신’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손을 댔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미군을 풍자한다. 뒤죽박죽이 된 전장에 야심차게 발을 들인 글렌 장군이 수뇌부의 분열과 오만함으로 몰락하는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나아가, 군 수뇌부의 뜻에 따라 전장에 나서는 병사들의 막연한 공포, 혼란을 담아 무의미하게 이어지는 전쟁을 비판한다.
영화 '워 머신'이 무척 세밀하게 다듬어진 것은 원작자가 실제로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고위 장성들과 지내며 느낀 점을 토대로 제작됐기 때문이다. 잡지 롤링스톤 기자이자 작가, 버즈피드 에디터였던 그는 의미 없는 전쟁을 계속하려는 군 내부의 문제점, 그리고 고위 간부와 말단 병사의 의식 차이를 절감했다.
‘워 머신’은 4성 장군까지 승승장구한 글렌의 몰락을 통해 적지 않은 것을 이야기한다. 좁게 보면 성공한 군인이 자신의 신념에 휘둘리다 커리어를 말아먹는 블랙코미디이지만, 넓게 보면 여전히 끝나지 않은 전쟁의 책임이 누구 몫인지, 또 원주민을 납득시키지 못한 미군에 애당초 대의가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글렌과 참모들의 관계에선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에 대해 떠올리게 한다. 전장에서 이름을 떨친 4성 장군이 철저한 벽에 부딪히고 이를 억지로 뛰어넘으려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웃픈’ 상황이 어쩐지 인생의 축소판 같다.
마지막으로, 데이비드 미쇼 감독은 글렌의 철저한 몰락만으로는 결코 미군이 변화하지 않는다는 통렬한 메시지도 담았다. 지금은 세상을 떠난 원작자를 비롯해, 감독과 제작진이 던지는 영화의 핵심은 ‘워 머신’의 마지막 10초에 압축돼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사진=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