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유진박 <사진=KBS> |
[뉴스핌=정상호 기자] KBS 1TV ‘인간극장’은 15~19일 오전 7시50분 ‘헤이, 유진’ 편을 방송한다.
‘인간극장’에서는 1996년 혜성처럼 등장했지만 대중들 기억속에서 잊혀진 유진 박과 그를 발굴했던 매니저 김상철 씨의 이야기를 전한다.
1996년 12월 겨울. 생선가시 모양의 전기바이올린을 어깨에 얹고 현란한 연주로 KBS 공개홀을 뜨겁게 달군 스물 두 살의 앳된 청년이 있었다. 그는 뉴욕에서 온 유진 박(43)이었다.
클래식에서 재즈, 록, 컨트리, 랩, 국악에 이르기까지 바이올린 하나로 환상적인 연주와 퍼포먼스를 보여줬던 유진 박은 마이클잭슨 방한콘서트와 故김대중 대통령 취임식에서 초청 연주를 할 만큼 연주자로서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20년 전인 그때나 지금이나 유진 박의 연주는 김상철(57)씨를 흥분시킨다. 당시 가수도, 배우도 아닌 바이올리니스트를 스타로 만들겠다는 상철 씨를 주변에서 모두 만류했지만 오로지 유진 박의 연주만을 믿고 무대에 세웠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유진 박과 상철 씨는 인생에서 최고의 전성기라 할 시간을 함께 보냈지만 그 시간은 길지 못했다.
각자의 길을 걷다 긴 세월이 흘러서야 다시 만난 두 사람. 화려했던 지난날에 비하면 궁색하고 단촐하지만 두 사람은 현재 ‘함께’라는 이유만으로 마냥 즐겁고 행복하다.
무대에 설 때 가장 유진 박답고, 무대에 선 유진을 볼 때 가장 행복하다는 상철 씨. ‘인간극장’에서는 두 사람의 재회를 함께 응원한다.
◆안녕하세요! 유진박입니다
“전기바이올린 알죠? 유진 박입니다.” 유진은 오늘도 만나는 사람에게 먼저 인사를 건넨다. 아이처럼 순수한 표정으로 인사를 건네는 유진 박을 사람들도 무척 반가워한다.
에너지 넘치는 즉흥 연주로 1990년 후반을 뜨겁게 달궜던 유진 박의 실력이 아직 녹슬지 않았다는 듯 여전히 무대에 서면 청중을 압도한다. 청중들이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낼 때면 뒤에서 지켜보는 상철씨 마음도 더 없이 기쁘다. 20년 전 첫 무대에 섰던 유진 박의 모습이 아직 그의 눈에 선하기만 하다.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유진 박과 매니저로서도 승승장구 했던 두 사람. 잘 나가던 이들은 왜 헤어졌던 것일까.
'인간극장' 유진박과 그의 매니저 김상철 씨 <사진=KBS> |
◆인생의 매니저, 김상철 씨
상철 씨가 유진 박의 매니저로 다시 일한지 2년째가 됐다. 5분 거리에 있는 집을 두고 유진 박의 집에서 거의 살다시피 한다.
그런 남편을 둔 아내 이선화(51)씨는 매일같이 유진 박의 집으로 출근 도장을 찍는다. 두 남자의 식사를 챙기고 청소와 빨래까지 두 집 살림을 책임지고 있다.
아티스트와 매니저라는 비즈니스 관계를 떠나 가족처럼 지내고 있는 두 사람. 떨어져 지내는 동안 그리움이 컸던 탓일까. 상철 씨와 유진 박은 한시도 떨어지지 않을 만큼 애틋하다. 선화 씨는 그런 두 사람을 은근히 질투하기도 한다.
유진 박의 기분은 변덕 많은 봄날만큼 자주 흐렸다 맑았다 한다. 스물 살 때부터 발병한 조울증(양극성장애)은 1년에 한 번 정도 크게 유진을 괴롭힌다. 곁에서 함께 지내는 상철씨도 이때만큼은 유진 박을 제어하기 힘들다. 어디로 튈지 모를 유진의 행동 때문에 밤잠도 설쳐야 한다.
기분이 들뜨는 조증 상태가 나타나면 일주일에서 길게는 열흘까지도 잠을 이루지 않는 유진 박. 그런 유진 박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숙면이다. 잠을 잘 자는 유진 박을 볼 때야 상철씨도 마음이 놓인다.
유진의 컨디션에 따라 무대에 서는 일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조울증으로 연주를 못한다는 잘못된 보도 때문에 섭외에 애를 많이 먹었다.
시간은 나이를 쌓아 어느새 중년이 되고, 육십 고개를 바라보지만 유진 박과 상철 씨는 아직 뜨거운 눈부심이 있는 여름날을 함께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유진 박과 그의 매니저 상철 씨의 재회는 ‘인간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정상호 기자(newmedi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