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세혁 기자] 리들리 스콧이 '에이리언' 최신작 '에이리언 커버넌트'를 9일 국내에 선보였다. 1979년 '에이리언'으로 우주 SF 호러의 신기원을 열었던 명감독은 인류의 기원에 대해 품었던 의문을 맘껏 펼쳐 보인다.
영화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새로운 터전을 개척하기 위해 지구를 떠난 커버넌트호 승무원들이 미지의 행성에서 겪는 극한 상황을 그렸다. 휴머노이드 월터에 모든 것을 맡기고 동면하던 승무원들은 예기치 않은 사고로 깨어나고, 정체불명의 신호를 보내온 행성을 먼저 탐사하기로 결정한다.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막연한 기대를 품고 찾아간 행성에서 승무원들이 마주하는 사건들을 통해 시리즈 특유의 긴장과 전율을 선사한다. 인류의 새 희망처럼 보였던 행성이 머잖아 잔혹한 민낯을 드러내는 과정은 어지간한 호러영화 이상으로 소름끼친다.
이 영화를 제대로 즐기려면 감독의 2012년 작품 '프로메테우스'를 먼저 접하기를 권한다. 리들리 스콧은 인류의 기원 자체에 새로운 의문을 던진 '프로메테우스'의 다음 이야기를 '에이리언 커버넌트'에 담았다. 즉, 이 영화는 '프로메테우스'의 완벽한 시퀄이자, 1979년작 '에이리언'의 프리퀄이다.
'프로메테우스'의 시퀄이기에 전작의 캐릭터 대부분이 '에이리언 커버넌트'에도 등장한다. 일테면 엘이자베스 쇼나 데이빗이 그렇다. 눈여겨볼 인물은 단연 마이클 패스벤더. 데이빗과 월터를 동시에 연기한 마이클 패스벤더는 전혀 다른 목적과 성격을 가진 두 휴머노이드의 차이점을 매우 섬세하게 묘사했다. '프로메테우스'에서도 엄청났던 그의 존재감은 '에이리언 커버넌트'에서 더욱 묵직해졌다.
세계관과 캐릭터에 이어, '에이리언' 시리즈 특유의 액션도 살아있다. 1979년 '에이리언'에서 느꼈던 막연한 공포와 스릴은 30년 세월을 넘은 감독의 신작에서도 여전하다. 제2의 시고니 위버로 각광 받는 캐서린 워터스턴 등 배우들이 펼친 입체감 있는 연기 덕에 인물 간 이야기는 '프로메테우스'보다 촘촘해진 느낌이다. 에이리언의 아버지 H.R.기거(2014년 작고)를 그리는 짤막한 자막도 인상적이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