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위원회 등 사외이사만으로는 투자 등 '책임' 한계
[ 뉴스핌=황세준 기자 ]삼성전자가 이달 안으로 거버넌스(공공경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이사회 중심경영을 본격화 한다.
거버넌스위원회는 총수 부재와 그룹 콘트롤타워 해체 상황에서 계열사별 이사회 중심 경영의 첫 시작이라 시장의 관심이 높다. 하지만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는 한계는 명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거버넌스위원회는 사외이사 전원(5인)으로만 구성하고 기존 CSR(사회공헌)위원회의 역할을 겸한다. 시장 일각에서는 거버넌스위원회가 전략적 인수합병이나 대규모 투자 등 핵심 경영 이슈 전반을 심의하는 새로운 콘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외이사는 송광수 전 검찰총장,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이인호 전 신한은행장, 김한중 전 연세대학교 총장, 이병기 서울대 명예교수 등 5인이다. 거버넌스위원장은 현 CSR위원장인 이병기 교수가 승계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거버넌스위원회가 이사회 경영의 중심축이 되기는 어렵다는 게 삼성 안팎의 시각이다. 단적으로 사외이사 중 송광수 전검찰총장은 (주)두산,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장관은 롯데쇼핑(주)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의 다양한 의제들에만 집중하기 어렵다.
앞서 지난 2015년 거버넌스위원회를 도입한 삼성물산의 경우도 최고 의사결정자는 경영위원회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거버넌스위원회를 총 5차례 연데 비해 경영위원회는 16차례 개최했다. 거버넌스위원회의 비중이 크지 않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권오현 부회장, 신종균 사장, 윤부근 사장 등 CEO 3인방이 이사회 경영의 중심축을 맡고 거버넌스위원가 중장기 경쟁력 제고방안에 대한 제언, 주요 결정사안에 대한 검토·심의 역할을 맡을 방침이다. 권 부회장은 이사회 의장이고 CEO 3인방은 경영위원회를 맡고 있다.
경영위원회는 사업계획 수립, 해외법인 설치 및 철수, 국내외 주요 자회사 매입 또는 매각, 타법인 출자 및 처분, 대규모 자금조달을 위한 회사채 발행 등을 심의한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경영위원회에 사외이사를 포함하는 방안도 어렵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외부인이 내부 전문가만큼 경영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결정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병기 서울대 명예교수는 "거버넌스위원회는 외국 투자자들이 관심 있는 사항"이라며 "그들은 거버넌스위원회가 투자자들을 회사의 경영진들로부터 보호하는 장치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거버넌스위원회 설치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말 주주친화 정책 발표하면서 약속한 사안이다. 삼성전자는 당시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의 주주제안을 검토해 이같이 결정했다. 엘리엇은 삼성전자에 주주 가치를 향상과 기업경영구조 및 투명성을 개선을 요구했다.
이 명예교수는 또 "상당히 구체적인 사업은 경영위원회에서 결정하는데 그 영역은 거버넌스로 보기 어렵다"며 "사업을 책임지는 사람이 투자여부를 결정하는 것이지, 외부사람에 결정을 맡기는 것은 아주 곤란하다. 집행할 사람이 결정을 해야 책임 경영"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전자 CEO 3인은 총수가 재판중인 와중에도 시장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올리고 있다. 윤부근 사장의 경우 삼성식 스마트홈 플랜을 3년 앞당겼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7일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1분기 가전, 모바일, 반도체 사업부문별 경영성과와 향후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재계는 CEO 3인과 사외이사들이 새롭게 꾸려갈 삼성전자의 이사회 중심경영이 다른 계열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