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위원장에 리수용 국제담당부위원장…김계관은 위원
"현재 직면한 외교적 고립 극복 및 대외관계 개선 의지"
[뉴스핌=이영태 기자] 북한은 11일 평양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5차 회의를 열고 외교위원회를 신설해 대외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 정부 등을 향한 특별한 대외 메시지는 발신하지 않았다.
북한은 11일 평양에서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최고인민회의 제13기 5차 회의를 개최했다.<사진=조선중앙TV 갈무리/뉴시스> |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5차 회의가 11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되었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회의에 참석하시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오후 10시55분께부터 회의 주요 부분을 편집한 영상을 내보냈다.
미국의 한반도 전략자산 전개와 북한의 전략적 도발 가능성 등을 배경으로 '한반도 4월 위기설'이 대두된 상황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석한 것은 건재를 과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제5차 회의에서 신설된 외교위원회는 김일성 전 주석 때 최고인민회의 산하 부문위원회 중 하나로 있다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시대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신설되면서 1998년 폐지했다. 이를 19년 만에 부활시킨 것은 최고인민회의를 대외관계 개선의 또 다른 창구로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 위원장에는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국제 담당 부위원장이 선출됐다. 외교위원으로는 북한의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조평통) 리선권 위원장과 2005년 9·19 공동성명 등 과거 대미·북핵 외교 주역인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대외경제상을 지낸 리룡남 내각 부총리 등이 뽑혔다. 김정숙 대외문화연락위원회 위원장과 김동선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정영원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 중앙위원회 비서 등도 위원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의 외교위원회 신설에 대해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사회주의권의 붕괴로 북한의 국제적 고립이 심화되던 시기에 고립에서 탈피하기 위해 만들었던 기구"라며 "북한이 현재 직면한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외교위원회를 부활시킨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실장은 "(위원) 면면을 보면 외교, 대외경협, 대남협상, 대미 외교, 민간외교 분야의 핵심 관계자들로 구성됐다"며 "이는 북한이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를 대남 및 대서방 외교의 주요 창구로 활용할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남, 외교, 각급 단체를 활용해 전방위적으로 대외관계 개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그러나 실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이날 회의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수행을 위한 내각의 주체105(2016)년 사업정형과 주체106(2017)년 과업에 대하여 ▲주체105(2016)년 국가예산집행의 결산과 주체 2016(2017)년 국가예산에 대하여 ▲12년제 의무교육 실시에 대한 법령집행총화에 대하여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선거에 대하여 ▲조직문제 등 모두 5가지 의안을 결정했다.
박봉주 내각총리는 회의 보고에서 "지난해 모든 부문에서 공업 총생산액계획을 넘쳐 수행,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수행의 돌파구를 열어놓았다"고 강조했다.
기광호 재정상은 지난해 국가예산수입계획이 102.1%로 수행, 전년도에 비해 106.3% 성장했으며, 국가예산지출계획은 99.9% 집행됐다고 보고했다. 또한 지난해보다 국가예산수입은 103.1%로, 국가예산지출은 105.4%로 늘어나게 된다고 밝혔다.
마지막 의안으로 진행된 조직문제에서는 김완수 대의원과 리명길 대의원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에서 소환하고,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 장춘실과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 서기국장 겸 의장 박명철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으로 선거했다. 화학공업상에는 장길룡을 임명했다.
최근 해임된 김원홍 전 국가보위상(국가정보원장과 비슷한 역할)에 대한 후속 인사조치는 발표되지 않았다. 통일부는 김원홍이 지난 1월 중순 당 조직지도부의 조사를 받고 대장에서 소장으로 강등된 이후 해임됐다고 밝힌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