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토론토, 5일 관련 ETF 거래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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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영기 기자] '좋은 것은 모두 담는다'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원칙이 통하지 않던 유망 산업 분야가 드디어 문을 활짝 열어젖힌다. 캐나다에서 이번 주에 상장되고, 미국에서도 이미 승인 신청된 마리화나 펀드가 그것이다. 합법적인 마리화나 산업이 북미에서 붐이 불고 있지만, 이를 커버하는 ETF는 없었는데 이제 생겨난 것이다.
지난 1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습관 때문에 간혹 판단력이 흐려지는 마리화나 애호가들도 조만간 토론토 거래소 거래 상품에 대해 투자 결정을 할 수 있게 됐다"며 "마리화나 ETF가 오는 5일부터 거래를 시작한다"고 관심있게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캐나다의 호라이즌스(Horizons) ETF는 토론토 증권거래소에서 4월 5일부터 호라이즌스 메디컬 마리화나 ETF(Horizons Medical Marijuana ETF(HMMJ))를 거래한다고 밝혔다.
이 ETF는 북미의 의료용 마리화나 생산 및 바이오 엔지니어 분야 주식으로 구성된 주가지수인 'the North American Medical Marijuana Index'를 추종한다.
호라이즌스의 CEO 스티브 호킨스는 "마리화나의 사용 특히 의료용 사용을 허용하고 그 적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어 의료용 마리화나 산업은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면서 "이번 ETF는 투자자들이 다변화를 목적으로 마리화나 산업에 보다 직접적으로 투자하는 길을 열었다"고 말했다.
<출처=블룸버그> |
◆ 고성장하지만 시장 자체는 좁아..."미국은 시간 더 걸릴 것"
시장조사 기관 아크뷰(Arcview)에 따르면, 북미의 마리화나 판매는 지난 2년간 연평균 34% 성장했고, 판매 규모는 약 67억 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대선과 동시에 치러진 미국 주요 주의 마리화나 합법화 여부 투표에서 대부분 찬성표를 던졌고, 이에 28개 주와 워싱턴 D.C.가 의료용이든 개인 기호용이든 마리화나가 합법화됐다.
이미 발 빠른 헤지펀드는 북미의 마리화나 산업 기업에 투자해 지난해 22%의 수익률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3월 2일 블룸버그 통신은 헤지펀드 트리베카의 마리화나 투자 성과를 소개하면서, 향후 마리화나 산업에 대한 낙관론을 조명했다.
트리베카의 벤 클리어리 펀드매니저는 "규모 2억 달러 펀드의 지난해 수익률 기여분을 보면 22%가 마리화나에서 나왔고 올해도 이미 4%의 수익을 추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리화나 ETF가 얼마나 성장할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마리화나 시장이 급성장했다고 하지만 시장 자체가 좁고, 북미에서 인구가 더 많은 미국은 아직 마리화나에 대해 캐나다보다는 보수적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관련 회사도 4~5개에 지나지 않아, 인접 산업으로 대상을 넓힐 필요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관련 상장 회사로는 바이오테크 회사 인시스 테라퓨틱(Insys Therapeutic)과 스콧스 미라클 그로(Scotts Miracle Gro), 캔니메드 테라퓨틱(CanniMed Therapeutic) 등이다.
FT는 "현재 마리화나를 허용하고 있는 주에서 판매가 90%를 차지하고 있고, 미 연방법은 아직도 헤로인처럼 마리화나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환기했다.
캐나다는 조만간 개인적 기호용 마리화나를 허용할 예정이라서 토론토 증시에 ETF가 상장되겠지만, 미국에서 ETF가 상장되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미국 뉴저지 소재 ETF 매니저 그룹이 마리화나 ETF를 미국 시장에 상장할 계획을 발표한 적이 있지만, 구체적인 일정 등을 제시하지 않았다. 지난 대선 때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 매사추세츠주 등이 개인 기호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해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가겠지만,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미다.
ETF 매니저 그룹이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28개 주와 워싱턴 D.C.가 의료용이든 개인 기호용이든 마리화나를 허용하는 상태지만 연방차원에서는 그 판매와 사용이 아직 불법"이라고 적시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