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난한 경선 승리... 10% 박스권에 갇힌 지지율은 고민
보수후보 분열과 줄어든 보수층 '엎친 데 덮친 격'
친박 청산 없이 비문 후보 단일화 어려워 장미대선 난항 예상돼
[뉴스핌=조세훈 기자] 홍준표 경남지사가 31일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서 구(舊)여권 진영은 장미대선의 대진표를 확정했다. 홍 지사는 친박(친박근혜)계를 보듬어 안으면서도 비문(비문재인)진영과의 후보단일화에 나설 복안이지만 녹록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31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19대 대통령후보자 선출 전당대회에서 손을 들어 환호에 답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홍 후보는 '보수 정치 복원'과 '정권 재창출'을 목표로 대선에 출마했다. 9명의 주자가 난립한 '9룡 체제'에서 줄곧 선두를 지키며 친박계 후보들을 따돌렸다. 그러나 지지율이 10% 안팎의 박스권에 갇히며 확장력에 제동이 걸렸다.
더욱이 보수후보 분열과 줄어든 보수층은 홍 후보에겐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앞선 28일 유승민 의원이 바른정당 후보로 선출되며 보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구속으로 보수층마저 좁아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겨운 경선을 치러야한다. 홍 후보가 국민의당을 포함한 비문 단일화에 적극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무엇보다 세 확장이 딜레마다. 홍 후보가 혁신과 쇄신을 위해 '인의 장막'을 높게 치면 친박계가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낮추면 바른정당과 국민의당과의 후보단일화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당장 유 후보 측은 친박계 핵심들을 축출하면 단일화 협상에 나설 수 있단 입장이다. 그러나 홍 후보 입장에선 당 지지층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 여론이 만만찮기 때문에 친박 그룹을 섣불리 내칠 수가 없다.
이 때문인지 홍 후보는 "제가 후보가 되면 당내 계파가 없어져버리는 거다"며 "(이는) 계파 자체가 없어지고 홍준표 중심으로 대선체제로 간다는 뜻"이라며 모호한 입장을 내비쳤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과 관련해선 "국민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용서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친박계는 이런 홍 지사를 위해 측면지원에 나섰다. 친박 핵심인 윤상현 한국당 의원은 "(이제) 친박의 물적 기반이나 논리적 근거는 없어졌기 때문에 친박은 없다"며 "이것에 대해 홍준표 후보가 잘 이해하고 있다"고 홍 지사를 추어올렸다. 홍 지사와의 동거로 살 길을 모색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홍 후보는 친박 청산 없이 비문연대에 나서겠다는 복심이지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친박과 한배를 탄다는 멍에를 명분 없이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날 닻을 올린 '홍준표 호'는 후보단일화 전선에 짙은 먹구름이 껴있어 장미대선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