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 출발한 주가 강한 저항력..투자자 마지막 기대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주 헬스케어 법안의 하원 통과가 불발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소위 ‘트럼프 발작’ 리스크에 집중됐지만 주가와 달러화는 강한 저항력을 보였다.
시장은 전폭적인 세금 인하를 골자로 한 세제 개혁안의 통과 가능성에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지만 이마저도 좌절될 경우 충격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다.
27일(현지시각) 가파른 내림세로 출발한 뉴욕증시가 장중 낙폭을 크게 축소했다. 장초반 180포인트 급락한 다우존스 지수가 마감을 한 시간 가량 앞두고 낙폭을 50포인트 이내로 축소했고, 나스닥 지수는 0.3% 이내로 상승 반전했다. S&P500 지수 역시 낙폭을 0.1% 가량으로 줄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뉴시스> |
이날 주가가 하락 마감할 경우 다우존스 지수가 8일 연속 하락해 2011년 8월 이후 약 6년래 최장기 내림세를 기록할 전망이지만 트럼프케어의 불발에 따른 충격이 예상보다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전날 아시아와 유럽 주요 증시의 급락을 감안할 때 뉴욕증시가 강한 내성을 보였다는 얘기다.
달러화도 장 초반 큰 폭으로 미끄러졌지만 장중 상당폭 만회했다. 달러 인덱스가 초반 98선까지 밀린 뒤 낙폭을 0.24%로 좁혔고, 달러/엔 환율도 110.15엔까지 하락하며 110엔선이 위태한 모습을 연출한 뒤 일정 부분 되돌림을 연출했다. 장중 달러화는 엔화와 유로화에 대해 0.7% 내외로 하락했다.
금융시장에 패닉에 빠져들지 않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가 13선을 뚫고 오르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다. 여기에 세제 개혁안의 의회 승인 역시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앞서 세제 개혁안과 관련, 의회에서 매우 강한 지지를 얻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화당이 세제 개혁안의 승인이 헬스케어 법안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끄러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또 한 차례 진흙탕 싸움을 연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를 포함한 그 밖에 외신들도 세제 개혁안의 통과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 개혁안 통과를 위해 공화당은 적어도 세 가지 풀기 어려운 난제에 대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엄청난’ 규모의 세금인하를 단행하는 동시에 국가 부채의 증가를 제한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아울러 세금 인하를 중산층에 초점을 두는 동시에 이를 통한 내수 경기 회복을 이끌어낼 수 있는 복안을 찾아내는 일도 간단치 않다.
마지막으로 수출품에 관세를 면제하는 한편 수입품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는 이른바 국경세에 대한 회의론도 공화당이 풀어내야 할 과제다.
이 때문에 이날 주가와 달러화의 저항력에도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랠리의 추세적인 반전을 점치고 있다.
스벤 헨리히 노스맨 트레이더 분석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주식시장이 하락에 매입하는 것이 아니라 오를 때 팔아야 하는 상황을 연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KM의 다니엘 더밍 이사는 CNBC와 인터뷰에서 “세금인하를 축으로 주가 상승 촉매제가 약화되고 있다”며 “여기에 밸류에이션 부담이 투자자들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