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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톡] 선과 악의 아찔한 줄다리기…화려하고 탄탄해져 돌아온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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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지은 기자] 선과 악을 사이에 두고 아찔한 줄다리기를 계속한다. 아버지를 위해 시작했던 실험은 결국 자신을 삼키고 지킬과 하이드를 만들어냈다. 더욱 화려해진 무대 연출이 시선을 압도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아쉬움이 남는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정신병을 앓는 아버지를 위해 인간 정신을 분리, 정신병 연구에 빠진 유능한 의사이자 과학자 헨리 지킬(카일 딘 매시)의 이야기다. 

아버지를 살릴 일념에 지킬은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실험을 준비하지만, 이사회의 전원 반대로 무산된다. 결국 지킬은 자기 자신을 대상으로 실험을 시작하고, 정신이 선과 악으로 분열되기에 이른다. 하지만 악으로만 가득한 제2의 인물 하이드가 내면을 차지하는 위험천만한 결과를 초래한다.

이 작품은 국내 뮤지컬 팬들에게는 더없이 익숙하다. 내용 역시 달라지지 않았다. 주인공 지킬과 약혼녀 엠마(린지 블리븐)와 사랑과 갈등, 그리고 하이드의 그녀 루시(다이애나 디가모)의 비극적인 결말까지 그대로다.

다만 브로드웨이팀의 내한인 만큼, 국내에서 공연됐던 ‘지킬 앤 하이드’와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국내 공연은 배우들이 한국 정서에 맞게 애드리브를 섞으며 연기를 펼쳤다면, 이번 내한 공연은 ‘정석’을 따랐다. 흠 잡을 곳 없는 앙상블, 탄탄한 배우들의 가창력이 객석을 압도한다. 또 2층 객석까지 무대를 높이면서 더욱 화려해진 연출이 가능했다. 

작품에서 시간의 흐름이 빨라지는 경우에는 어터슨(존 안토니)이 그간의 상황을 설명한다. 또 지킬의 실험이, 그의 선과 악이 어떻게 대립하고 있는지 요약해주기 때문에 흐름을 놓쳐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

지킬에게 사랑을 느끼는 매춘부 루시를 연기하는 다이애나 디가모의 가창력과 표현력은 보는 재미, 듣는 재미를 모두 충족시킨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성량과 손짓, 몸짓, 표정에서 감정이 모두 표현된다. ‘사랑에 빠질 것 같아(Sympathy and Tenderness)’ ‘당신이라면(Some One Like You)’ 등 그가 선사하는 뮤지컬 넘버는 자막을 보지 않아도 온전히 이해될 정도다.

또 ‘지킬 앤 하이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넘버 ‘한 때는 꿈에(Once upon a dream)’ ‘지금 이 순간(This is the moment)’에서는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온다. 특히 지킬과 하이드가 대립하는 넘버 ‘대결(Confrontataion)’에서는 카일 딘 매시의 매력이 폭발한다. 그가 연기하는 지킬은 단순한 부드러움이라면, 하이드는 거친 야생마 그 자체이며 선과 악의 대립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무대 양쪽 스크린을 통해 나오는 자막으로 인해 무대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배우들의 대사를 보기 위해 자막을 보는 순간, 그들의 작은 감정이나 중요한 대목을 놓치기도 한다. 또 국내 작품에서 선보였던 넘버 해석과 브로드웨이팀의 해석을 비교하다가는 명장면을 통째로 날릴 수도 있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오는 5월21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미취학아동 입장불가. 

[뉴스핌 Newspim]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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