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납 조건 체크 필수...상태 점검때 의외 비용 발생할 수도"
vs "글로벌 신평가 검증 마쳐 큰 변수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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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백현지 기자] 항공기금융이 유망한 대체투자 자산으로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을 한껏 끌고 있다. 선순위는 3%대, 후순위는 8% 이상까지 기대수익률을 가져갈 수 있어 저위험 중수익 상품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다만 펀드 구조, 투자자산 등에 따라 원금손실 우려가 있음에도 이에 대한 투자자 인식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어 면밀한 투자판단이 필요해 보인다.
국내 금융회사의 항공기 투자는 동부화재가 지난 2012년 시작하며 시동을 걸었다. 이후 국내 금융사들이 투자를 시작해 만 5년이 지난 시점이지만 투자자들이 아직 리턴컨디션(항공기 반납조건)에 따른 리스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A증권사 항공기금융 전문가는 "항공기금융은 세 가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항공사, 항공기종, 리턴컨디션이 그것"이라며 "하지만 대부분의 국내 기관들은 신용등급이 높은 아랍 항공사 여부만 체크하고 투자해왔다"고 지적했다.
항공기투자는 장기 임대계약을 맺은 항공기에 투자해 안정적인 임대수익과 항공기 매각 차익에 따른 수익을 기대하는 구조로 짜여진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이 리턴컨디션이다. 이는 임차 항공사가 항공기 소유자(투자자)에게 항공기를 반납할 때 조건이다. 크게 풀라이프(Full Life), 하프라이프(Half Life), 미니멈피지컬리턴컨디션(Minimum Physical Return) 세 가지로 나뉜다.
풀라이프는 통상적인 내구연한이 25년 이상인 상태다. 하프라이프는 풀라이프의 절반가량 운행이 가능한 상태로 반납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니멈의 경우 항공사가 기계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상태로 소유자에게 반납하는 것이다.
때문에 미니멈 상태의 항공기는 다른 항공사로 임대를 위해 헤비체크((Heavy Check 또는 D-Check)가 필수다. 헤비체크는 항공기를 다른 항공사에 재임대해주기 전에 부품 항공기 상태 등을 전반적으로 점검하는 것이다.
다만 헤비체크에 드는 비용은 투자 시점에 가늠하기 어려워 비행기 수리 비용이 예상보다 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즉 펀드 만기가 도래하기 전 항공기 처분시 리스 계약상의 리턴컨디션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B증권사 대체투자금융 담당자는 "비행기는 주기적으로 부품을 교체해야하는 소모성 부품이 있고, 특히 엔진이 대표적인 소모성부품인데 항공기가 구형이 될수록 엔진이 항공기 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며 "(엔진이 비행기 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에는 20~30% 수준이지만 이후 70~80%까지 올라가기도 하는데 정비를 하지 않은 미니멈 컨디션으로 돌려준다는 건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물론 아직까지 국내선 만기 도래 사례가 없다. 항공기금융이 장기 리스계약을 바탕으로 구조화하기 때문에 펀드 만기 역시 7년 이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C항공기캐피탈 전문가는 "미니멈의 경우 사용해온 항공기를 점검없이 그대로 돌려준다는 의미"라며 "리스계약에 따라 일부 금액을 지불하거나 아예 금액지불 없이 임대해준 항공기만 돌려받을 수 있는데 다른 항공사로 재임대를 위해선 반드시 헤비체크를 거쳐야 한다. 이 때 예상보다 많은 비행이 발생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반면 투자에 앞서 항공기 가치에 대해 글로벌 평가사들의 검증을 거친만큼 이 같은 우려가 지나치다는 반론도 있다.
최근 미니멈 항공기 투자를 진행한 바 있는 증권사 한 담당자는 "한신평 등 신용평가사처럼 항공기 가치를 검증하는 IBA, 아비타스(Avitas), 어센드(Ascend) 등의 글로벌 가치평가사들이 있으며 최소 두 곳 이상 중복으로 항공기에 대한 가치평가를 받았다"며 "미니멈의 경우 투자자들내에서 풀라이프, 하프라이프 대비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펀드만기시 예상한) 항공기 가치와 실제 가치 사이에서 큰 차이는 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고 답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