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한 핵 프로그램 대응 능력 갖추지 못해"
"트럼프 행정부, 한반도 핵 재배치 옵션도 검토"
[뉴스핌= 이홍규 기자]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4년 초,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사이버 전으로 대응하기 위해 발사 전 타격을 의미하는 '발사의 왼편(left of launch)'이라는 프로그램 개발을 시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4일 보도했다.
또 현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국이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에 핵무기를 재배치하는 방안이 국가안보팀 사이에서 거론됐다고 전했다.
NYT는 지난 1년간 미국 고위 관리들을 상대로 심층 취재한 결과를 보도하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은 결론적으로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만한 능력을 아직 갖추지 못하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통신> |
보도에 따르면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의 2013년 2월 3차 핵실험 이후 미 서부 캘리포니아와 알래스카의 대(對) 미사일 요격기를 증강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발사의 왼편'이라고 이름 붙인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는 발사 전에 미사일을 무력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미사일 파괴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당시 합참의장인 마틴 뎀프시 장군이 프로그램을 발표했는데, 그는 악성 소프트웨어, 레이저 및 신호 교란 등을 의미하는 '사이버전과 에너지 및 전자 공격'이라는 표현을 썼다.
뎀프시 장군은 북한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관련 보고서에 첨부된 지도 한 장에서 북한의 미사일이 미국 본토를 향해 사정거리를 좁히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 때는 '무수단'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의 대부분이 실패로 끝나는 등 실패율이 약 88%에 달해 사이버 프로그램의 성과가 나는듯 보였지만, 북한이 탄두가 개량된 노동미사일을 발사하고 5차 핵실험까지 진행하면서 미국의 사이버 프로그램은 타격을 입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해인 작년, 공개적으로 북한이 모든 핵과 미사일 실험을 통해 목표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하면서 북한의 개발 속도에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는 퇴임을 몇 달 앞둔 한 회의에서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이 되면 북한의 지도부와 무기고를 직접 목표로 삼았을 수도 있다고 말하는 등 '선제 타격론'을 시사했다.
그러나 북한 지도자들과 무기들이 있는 장소를 제때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또 목표물을 놓쳤을 때 한반도의 또 다른 전쟁발발 가능성 등의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소용없는 위협에 불과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NYT는 북한과 군비 경쟁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1990년 대 철수했던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는 방안이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팀 회의에서 거론됐다고 전했다.
국가안보팀이 지난달 28일을 포함해 2차례 열린 백악관 상황실 회의에서 대북 옵션을 논의했는데 이중 하나로 한국에 핵무기를 재배치하는 방안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또 백악관은 선제 타격 옵션도 검토하고 있으나, 이는 북한의 산악지대와 땅 속의 터널, 벙커등을 고려할 때 상당히 위험 수위가 높은 옵션이라고 백악관 고위급 관계자를 인용해 신문은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