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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전' '강적들' '외부자들' 이어 '판도라'까지…종편 4사, 정치 예능으로 '꽃길'

기사입력 : 2017년02월20일 17:33

최종수정 : 2017년02월20일 17:33

종편 4사에서 모두 정치 예능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사진=JTBC '썰전', TV조선 '강적들', 채널A '외부자들', MBN '판도라' 홈페이지>

[뉴스핌=황수정 기자] 바야흐로 '정치 예능'의 시대다. JTBC '썰전', TV조선 '강적들', 채널A '외부자들'에 이어 지난 16일 MBN '판도라'까지 합류했다. 이로써 종합편성채널(종편)에서 모두 정치 예능 프로그램을 편성하며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예능보다 뉴스가 더 재밌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현재 시국은 모두의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혼란스러운 정국은 뉴스에서 들을 수 없었던 날카로운 분석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는 정치 예능의 인기를 높이는데 한몫 톡톡히 했다. 특히 '썰전'은 이러한 바람을 타고 지난해 12월 한국갤럽이 발표한 한국인이 좋아하는 TV프로그램 조사에서 '무한도전'(9.4%)에 이어 2위(9.2%)를 차지할 정도다.

시청자들의 답답함과 갈증을 해소해주는 측면에서 '썰전'은 최적의 구성과 포맷을 가지고 있다. 중립이자 시사에 해박한 MC 김구라와 진보 논객 유시민, 보수 논객 전원책의 트라이앵글은 매우 견고하고, 이제는 합도 잘 맞아 무거운 정치에 웃음까지 더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썰전'은 7~10%의 시청률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전 방송 시청률보다 2배 이상 상승했다.

'썰전'에 출연한 이재명 성남시장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적들'에 출연한 조응천 전 청와대 비서관과 안희정 충남도지사, 남경필 경기도지사 <사진=JTBC '썰전', TV조선 '강적들' 캡처>

정치 예능의 흥행은 정치인들의 예능 출연에 대한 거부감이 낮아졌고, 시청자들이 역시 정치인들의 예능 출연을 예전보다 편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완성됐다. 조기 대선 조짐으로 대선주자들이 출마 선언을 한 후, 대중들에게 자신을 알리기에 예능은 더없이 좋은 수단이다. 예능 프로그램 또한 대선 후보들의 출연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시청률을 올리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에 모두에게 윈윈(win-win)이다.

과거 정치인들은 토크쇼에 출연해 진중하게 이야기를 나눴다면, 현재는 전체 인생사를 조명하기보다 현 시국에 대한 분석, 자신들의 비전과 공약, 정치인으로서의 신념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여기에 패널들이 날카로운 질문을 하면서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는 방식으로 한층 진화했다. 또 웃음을 더하면서 정치인들은 좀더 친근하게 대중들과 다가설 수 있게 됐다.

'썰전'은 아예 코너를 만들어 대선 주자들을 초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현재까지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이 출연했으며 매회 화제를 모았다. '강적들' 또한 마찬가지다. 남경필 경기도지사, 안희정 충남도지사,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등 대선주자는 물론 장제원 바른정당 의원,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출연했다.

후발주자로 나선 '외부자들'은 전화 연결로 정치인들의 목소리를 담는다. 특히 '외부자들'은 첫 회 3.7% 시청률을 기록하며 꾸준히 3%대 시청률로 안정적으로 자리잡았다. 연출을 맡은 김군래PD는 "시사계의 '라스'라는 평가가 좋았다"며 "다양한 의견을 통해 시청자들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현안을 정치적으로 바라보기보다 합리적인 의심에서 바라보려고 한다"고 의도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MBN이 선보인 정치 예능 '판도라' <사진=MBN '판도라' 캡처>

반면 가장 마지막으로 정치 예능 대열에 합류한 '판도라'는 지난 16일 첫방송 당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며 화제를 모았으나, 시청률은 1.9%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판도라'는 '썰전'이라는 막강한 라이벌과 동시간대 방송돼 더욱 아쉬움을 자아냈다. 다만 MC 배철수를 중심으로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차명진 전 새누리당 의원, 미국 ABC뉴스 서울지국장 조주희 기자, 박찬종 변호사의 독특한 구성과 함께 '판도라 노트' 등 신선한 시각은 충분히 시청자들을 끌어들일 힘이 있다.

'판도라' 연출을 맡은 송성찬PD는 "각 패널들이 가지고 있는 '판도라 상자'의 흥행력"을 주요 포인트로 꼽으며 "특종 또는 폭로, 이슈에 대한 새로운 아젠다가 얼만큼 공신력 있고 완성도 있을 것인가가 섭외의 주요 쟁점이었다. 정치와 가장 근접한 위치에 있는 패널들과 함께 현실 정치를 논하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전했다. 정청래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입장을 전달하고, 차명진 전 의원은 자유한국당 의견 전달이 가능한 인물. 조주희 기자는 외신의 시각을 직접 전달할 수 있다는 평가다.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진 만큼 이를 충족시켜주는 정치 예능이 많아지고 다양화된 것은 반길만한 상황이다. 그러나 대선 주자들의 이미지 메이킹에 도움을 주는 도구로써의 전락은 경계해야 한다. 대선주자들의 진보 경쟁과 이념 대결에만 초점이 맞춰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마지막으로 대선이나 총선 등 큰 정치적 이슈가 마무리 됐을 경우, 지금의 시청자들의 관심을 얼마만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도 남겨진 과제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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