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물가연동채 ETF에 10주 연속 순유입
주춤했던 '리플레이션 거래' 다시 활발해져
[뉴스핌= 이홍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과 보호무역 정책 등에 주춤했던 물가연동채(TIPS)가 다시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경제 정책의 물가 상승 유발 여부를 따지기에 앞서 인플레이션을 헤지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이다.
15일 자 블룸버그통신은 투자자들이 작년 11월 8일 미국 대선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TIPS를 매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TIPS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TIPS' 채권 ETF로 지난 2주간 5억47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10개 대형 TIPS ETF로 넓혀 보면 순유입은 10주 연속 이뤄졌다.
(흰색)30년물 BEI, 10년물 BEI <자료=블룸버그통신> |
RBC캐피탈마켓의 톰 포르셀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모든 것들이 인플레이션의 확고함을 시사하고 있다"며 "TIPS에 대한 수요는 시장 참가자들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생각하고 느끼고 있는 것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바클레이스 채권종합지수에 따르면 올해부터 현재까지 TIPS 수익률은 0.73%로 일반 미 국채 수익률 0.33%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만기 때 물가 변동에 따라 원금을 조정해 투자금의 실질가치를 보장하는 TIPS는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을 기대할 때 인기가 높다.
몇주 전만 하더라도 물가 상승을 겨냥한 이른바 '리플레이션 거래(reflation trade)'는 트럼프 행정부 경제 정책의 구체성 결여로 시들해진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반(反)이민과 보호무역을 정책 우선 순위로 두는 모습을 보이고, 지난 1월 미국 노동자들의 임금 상승률이 시장 예상을 밑돈 데 따라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는 더 후퇴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몇주 안으로 '놀랄만한' 감세 계획 발표를 예고하고 미국의 1월 생산자물가가 2012년 가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르자 물가 기대는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지난달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가계의 소비자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1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조사 결과 중간값은 2.9%로 작년 12월 2.8%보다 더 올랐다.
금융 시장의 기대 물가를 나타내는 지표 BEI(Break-even Inflation), 즉 여기서는 미국 국채 금리와 동일 만기 TIPS 금리 차는 대부분의 만기물에서 2% 이상으로 올라왔다. 30년물 BEI는 작년 대선 전 1.9%에서 2.16%로 상승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수바드라 라자파 미국 금리 전략 부문 헤드는 "새로운 행정부에서 물가 상승을 유발하는 정책이 더 나올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관점을 고려할 때 TIPS 펀드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